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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도 없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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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도 없는 놈
  글쓴이 : 최원현 날짜 : 14-10-01 08:14     조회 : 1317    


꼭 나만은 아니겠지만 새해가 되면 일 년치 달력을 넘겨보는 게 버릇이 되었었다. 가장 궁금한 것은 쉴 수 있는 공휴일이 얼마나 되는가였다. 혹시라도 쉴 수 있는 날이 겹친 것은 없는지 그것부터 살폈다. 그리고 연휴는 몇 번이나 되는가도 궁금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그런 거에 관심이 있을 리 없다. 공휴일과 관계없이 쉴 수 있는 날이 더 많은 것이다. 하지만 새로 신경 써야 할 날도 생겼다. 바로 손주 녀석들 생일이다. 1년 열두 달 내내 달마다 빠지지 않고 가족들의 생일이 들어있는 것 같다. 신기하게도 겹치지 않고 모두 다른 달에 생일이 있어 매달 생일을 맞게 생겼다. 그런데 금년 내 생일은 달력에 없다. 음력으로 동짓달 열이틀인 내 생일은 내년 12일에 가 있었다. 그렇다면 금년엔 생일도 없는 놈이 되어버렸다. 아직 확인은 못 해봤지만 어쩌면 내년엔 생일을 두 번이나 맞게 될 지도 모르겠다.

조실부모한 내게 외할머니는 내 생일을 기억시키기 위해 무진 애를 쓰셨다. ‘동짓달 열이틀 저녁밥 먹는 시를 말을 배우면서부터 노래처럼 부르게 하셨다. 그리고는 글자를 알게 되자 그걸 큰 종이에 써서 안방 자리 밑에 넣어두시곤 수시로 확인을 시키셨다. 일찍 부모 잃은 어린 것에 행여 제 태어난 날조차 몰라 생일도 없는 놈까지 될까봐 생각해낸 할머니다운 묘안이요 기억법이었다. 매년 생일이 되면 꼭 팥 시루떡을 해서 온 마을에 돌리셨다. 그 또한 어느 날 당신께서 갑자기 안 계시게 되더라도 그간의 정리를 생각해서 하나 있는 외손자의 힘이 되어달라는 뇌물성 부탁이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니 생일을 몇 번이나 더 해줄지 모르겄다시며 매년 당신이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생일인 양 정성을 다하시곤 했다.

그런 할머니가 가신지도 30년이나 되어간다. 그 사이 난 다섯 손녀의 할아버지가 되었다. 아들 며느리에 딸과 사위까지 합하니 무려 열 한 번의 가족 생일을 맞게 된다. 아이들 키우는 때엔 우리 부부 생일은 거의 날짜나 기억하는 정도였다. 어른들 생신과 아이들 생일은 꼬박꼬박 챙겼지만 우리 기념일까진 챙길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새 아이들이 장성하여 결혼을 하게 되자 동기간들과 모일 핑계거리로 내 생일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도 잠깐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하나 둘 자식들까지 낳게 되자 제 각기 제 자식들 생일과 자기 쪽 기념일 챙기기에도 바쁜 것 같아 내 생일은 아는 체 하기도 민망해 졌다.

집안 형제들과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내 아이들 챙기기도 어려운 판에 한 다리가 만 리라고 4촌 형제 식구들까지는 생각도 못하게 되었다. 몇 해 전 내 회갑이라고 집안이 다 모였고 지난해는 아내의 회갑이라고 또 한 번 모였지만 이젠 내 생일에 내 자식들만 다 모여도 집 가득이다. 그런데도 나는 이상하게 내 생일이 되면 쑥스러운 것을 어쩔 수 없다. 누구에게나 있는 그날, 아주 특별할 것도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그날만 법석을 떠는 것이 싫다. 자식들이야 예의상으로라도 부모 생일 안 챙길 수 없겠지만 정작 당사자인 나는 기쁘지도 편하지도 않다. 아마 단 한 번도 내 부모님의 생일을 챙겨드릴 수 없었던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은연중 나를 그렇게 만드는 지도 모르겠다.

 

며칠 후면 장인어른의 생신이다. 여든아홉이시다. 기쁜 마음으로 찾아뵙지만 어떤 날은 괜히 심술이 나고 가슴속에 서운함이 차오르던 때도 있었다. 40여년을 같이 살아온 아내에게서 빈 말이라도 당신 부모님 생신은 한 번도 못 해드려 미안하다는 공 인사말이라도 듣고 싶었다. 그러나 아내 생각은 다를 거다. 세상에 안 계신 분에게 그게 무슨 가당찮은 헛소리냐고 할 게다. 하지만 부모 없이 살아온 내 마음을 아직까지도 부모님 모두 살아계신 아내가 어찌 알랴. 그러다 문득 나는 생일 값이나 하고 살아왔나 생각이 들었다. 구광렬 시인의 생일날 아침이란 시는 어쩌면 그렇게도 내 맘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원죄가 따로 없구나/ 못난 놈 낳으시고/ 어머니께서 드신 미역 값은 하는지/ 나만 믿고 졸졸 따르는 병아리 같은 자식놈들께 자신 없고/ 당신 없으면 못 산다는 속고 사는 아내에게,/ 모두에게 죄짓고 사니/ 생일날 아침엔 왠지 쑥스럽고 미안하다/ 입속에 씹히는 미역 한 줄기에도 쑥스럽고/ 출근길 밟히는 잡풀 하나에도 미안하다.’

 

쑥스럽고 미안하다는 그의 마음이 내 마음 같다. 지난해는 그래도 오랫동안 재건축으로 고생을 한 뒤 입주 후 맞은 첫 생일이고 미국에 있던 아들네까지 다 들어왔으니 나름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내 생일은 가능한 한 번거롭게 하지 않으려 한다. 자연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백수 처지에 다섯 손녀의 생일 다 기억하여 알은 채 하는 것도 쉽지 않게 생겼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하늘이 그런 나를 미쁘게 보사 아예 금년엔 내 생일 신경 쓰는 걱정에서조차 빠지라고 달력에서까지 생일을 빼 주셨나보다. 그러면서도 막상 생일이 없다는 생각을 하니 유쾌하지만은 않은 것은 도 무슨 마음이런가. 어르신들의하지 말아라. 괜찮다는 말이 정말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었던 것처럼 그냥 지나가겠다고 하면서도 마음 한 편에선 금년엔생일도 없는 놈이 되었다는 것이 가을바람에 낙엽 날리는 것처럼 좀은 스산함으로 마음을 산란케 한다.

 

나 같은 어리석은 놈에겐/생일잔치가 없었습니다/오십두 살인데도/단 한 번도 없었고/앞으로도 없을 겁니다//있기 마련인 잔친데/왜 없었을까요?/간단한 이유입니다/30년 음력 설날에/이놈이 태어났기 때문입니다//어버이는 어버이대로/설날 준비와 제사 모실 생각에/온 마음이 팔렸었고/나는 나대로/생일 생각은 전무(全無)할 수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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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6 08: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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