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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치유 이야기 (3) 친구와 함께 명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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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셋, 친구와 함께 명상하기 - 엘마르 보그트

 

 

2006년 6월 나는 플럼빌리지에서 수련회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거의 3주 동안이나 많이 아팠다. 대부분의 시간을 복부에 격렬한 통증을 느끼며 침대에 누워 지냈다. 설사가 심했고 별로 먹지 못했다. 그동안 스님과 수행 친구들,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은 나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중 특히 룸메이트 한 명이 나와 마음이 잘 맞았다. 그는 미니 아코디언처럼 생긴 콘서티나를 가져왔는데, 수련회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나와 그 모두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들판에 앉아 콘서티나를 연주하며 미국 민요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내가 다가갔고, 우리는 석양의 노을빛 속에서 화음에 맞추어 함께 노래했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노래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우정과 신뢰가 쌓여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플럼빌리지에서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있던 어느 날 아침, 나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때 그 룸메이트가 아침을 먹고 돌아왔다. 그는 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서 내게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리고 복부에서 느껴지는 이 통증을 명상을 통해 같이 탐구해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러라고 했다. 그는 나를 위해 노래를 두 곡 정도 불렀다. 그리고는 종을 울리더니 내게 단지 복부의 느낌에만 집중하고 일체의 다른 생각은 다 놓아 버리라고, 무엇이 다가오든 무엇이 일어나든 마음을 열고 대하라고 말했다.

 

한 1분 정도 지난 후였을 것이다. 나는 어린 소년이었다. 석탄을 저장하던 집 뒤쪽 지하실에 숨어서는 할머니를 향해 집에서 나가라고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할머니는 내 평생을, 아니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우리 가족과 함께 살았다. 내가 보지도 못한 할아버지가 1942~43년 동유럽 전선에서 실종된 이후로 쭉 그랬다. 어린 시절 나는 할머니가 계시다는 이유로 지독하게 긴장을 하곤 했다. 그리고 내 안의 어린아이가 아버지에게 제발 나를 집에서 데리고 나가 달라고 애걸하고 있는 걸 명상 중에 보았다.

 

이렇게 1~2분이 지났을까?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룸메이트도 그걸 알아차렸나 보다. 그가 손을 뻗어 내 팔을 다독이며 말했다. “괜찮아요. 그저 감정이 밖으로 나오도록 하세요.” 나는 오랫동안 흐느껴 울었다. 한 20분 정도 울었던 것 같다. 그런 다음 치유되는 느낌이 왔다.

 

진정을 하고 난 후 복부의 고통이 한결 줄어든 걸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내가 자라던 시절, 나의 부모, 나의 딸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점심을 먹은 다음 나는 그에게 독일 민요를 가르쳐 주었다. 가을날의 들판과 곱게 물든 나뭇잎에 관한 노래였다.

 

나는 지금도 복부에 긴장감을 느끼지만, 그때 명상을 하기 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또 다시 안전하지 않다는 마음으로 어머니 자궁 속에 있는 작은 소년의 절망감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내 안에 있는 아버지, 겨우 두 살 때 이모에게 떠넘겨진 아버지를 볼 수 있다. 아버지는 자신이 버림받은 이유를 알지 못했고, 평생 한 번도 가정다운 가정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어머니는 어릴 때 아버지를 잃었는데 아버지가 실종 상태였기 때문에 울 수도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올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할머니는 홀로 아이 둘을 키우며 생계를 잇기 위해 죽도록 일을 해야만 했다. 할머니는 남편을 매우 사랑했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할머니의 남편도 아버지처럼 부모 밑에서 자라지 못했다. 할머니는 언젠가 할아버지가 했던 말을 내게 해준 적이 있다. “나는 우리가 결혼을 하고 함께 산 이후에야 가정이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 그런데 그런 할아버지가 끝내 돌아오지 않았으니 얼마나 안 된 일인가.

 

그렇게 과거를 되돌아보며, 나는 플럼빌리지에 머물던 시절에 고통을 막아두던 댐이 붕괴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지금 나는 여전히 복부에 약간의 아픔과 긴장을 느끼지만 그 안에 있는 것이 나 혼자만은 아님을 알고 있다. 그것은 내 가족이나 한 세대만이 아닌 여러 가족, 여러 세대가 겪은 아픔이며, 독일인으로서 우리가 겪은 역사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 아픔은 한 생애 만에 변화시키기엔 너무나 큰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시도하는 것은 내면의 작은 소년과 계속 만나는 것, 그의 말을 듣고, 그에게 말을 하고, 그를 지금 이 순간으로 초대하여 삶의 경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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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7 07: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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