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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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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벌의 전성시대
  글쓴이 : 양순태


 친정어머니께서 86세를 일기로 눈을 감으셨다.
아버지 떠나시고 고향을 떠나 아들이 사는 아파트 이웃에 마련해 드린 아파트에서 십 수년간 독거를 원하셨다. 수시로 드나들며 목욕탕으로 외식으로 드라이브로 기분전환을 시켜 드린 마음의 지주였던 아들 며느리 손녀들. 한 달에 두 어 번씩 들려 곁에서 애쓰는 친정식구들에게도 외식을 대접하며 두둑한 용돈으로 어머니어깨에 힘을 실어 주었던 여동생 내외. 매달 찾아뵈며 각종공과금이며 집안의 사소한일들을 도맡았던 대구의 막내 남동생 내외. 멀리서 용돈으로 체면유지를 하던 중에 어머니의 활동이 불편할 즈음에 이르러서는 지난 날 손수 농사지어 보내 주셨던 곡식이며 양념들이 요리로 탈바꿈해 한 달에 두 세 박스가 천리 길을 날아갔다. 들릴 때마다 찬거리를 사서 들고 주방으로 향하는 형제들에게 상차림의 수고를 덜어 주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매번 달리하는 메뉴 중에 제일은, 인삼 밤 대추 잣 은행 검정콩 찹쌀로 지은 영양 밥을 재치고 육계장과, 쇠고기를 양념하여 구운 너비아니였다는 후일담이다.    도시에서 살다 형편이 변변하지 못했던 농촌으로 시집와 육식을 못해 오심惡心에 시달렸다는 과거를 떠올리며 외식은 언제나 고깃집을 택했던 어머니의 입맛에 적중했던 식성 좋은 딸의 성공작이었다.
 십여 년을 감감무소식으로 애태우다 돌아온 둘째 딸과의 애정은 남달랐다. 언제나 언니의 손길만을 바라셨기에 부를 때 마다 한걸음에 달려가 시중을 들었다. 가려움은 긁어 주고 아픈 곳을 치유시키며 지극정성으로 어머니의 마지막 생을 가장 의미있게 장식한  효녀다.
 큰언니는 부모의 자리를 대신하여 철마다 각종농산물을 택배로 보내며 우애를 돈독히 하고 오빠는 집안의 기둥역할을 담당함에 대소사를 총괄하는 통솔력을 발휘한다.
 제각기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여왕벌 어머니를 위주로 꿀벌들은  본가의 벌집관리에 충실했다. 누구의 강요없이 스스로 제 몫을 찾아 성심을 다한 우리는 꿀벌가족, 일꾼개미는 본보기가 되고 꿀벌은 나눔으로 덕을 쌓는 작은 곤충세계를 방불케 했다.
 일평생 자녀들을 어우르며 살뜰했던 여왕벌의 외도가 한때는 집안의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약장수를 따라다니며 얻었다는 각종 생활용품과, 대 여섯 번에 한 번은 친절이 고마워서 팔아 주었다는 온갖 물건들이 작은방 한 가득 이었다. 갈 때마다 손에 손에 들려 보내는 기쁨을 안겨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만병통치약이라는 출처를 알 수없는 한약들로 인해 매번 응급실로 실려 갔었다는 아들 며느리의 애정 어린 푸념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늘 베풀고만 싶은 부모의 위치를 그렇게 해서라도 노년에 위안이 될 수 있었음은 차라리 다행이었던 것 같다.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차츰 웃음은 사라지고 정제되지 않은 입심에는 마음이 아프다.
 시중을 들러갔던 언니는 화장실에 들어가 울고, 남동생은 밤잠을 못 이루고 뒤척거렸다. 들릴 때마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던 여동생, 찾을 때마다 심란해 했던 막내남동생, 우리부부는 아예 말문을 닫고 올라오기 일쑤였다. 아무리 애쓴다 한들 부모의 사랑만 할까. '고맙다 애썼다'고 말해주시던 아버지와 달리 칭찬에 인색했던 어머니였지만 가지런히 정돈된 물품들이 못다 한 모성애로 남아 가슴을 아리게 한다.
 저승에서도 아버지를 만나 옛일을 추억하실까.
 댓돌 위에 단정하게 놓여진 하얀 고무신이 말해주듯 한결같이 정갈했던 아버지를 떠올리면 싸한 그리움이 밀려온다. 들에 나갔다 오면 지게 가득 쌓아 올린 쇠풀의 보드랍기가 누렁이 혀에 녹을 것만 같았고, 산에 올랐다 오면 노란 갈비[소나무낙엽]한 짐에 가족을 향한 정성이 소복하다.
 가장의 애정은 부엌 아궁이에서부터 빛을 발하고 연기없는 불꽃은 알싸한 향기를 발산하며 무쇠 솥을 달구어 구수한 밥 냄새를 풍겨 낸다. 어느 한 부분 빈틈이 없으신지라 상차림에 있어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아버지의 단상이었다.
 밥알이 따로 노는 된밥이면 다시 지어 올려야 했으며 온 유월에도 가마솥에 팔팔 끓인 누룽지를 수저를 놓기 전에 반드시 대령待令해야 했던 대단한 숭늉애호가 셨다. 간혹 밥에 돌이 섞여 심기가 불편하기라도 하면 '태야 저~기 마당에 나가서 지게 가지고 오너라'시던 여지없는 불호령에 엄마는 미안해서 웃지만 우리는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입을 꾹 다물어야 했다.
 약주를 못해 간식을 즐겼기에 '우리 태야 서울가면 맛있는 음식 누가 해주겠나'시며 못 내 허전해 하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죄스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 단것을 좋아하셨기에 소포를 보낼 때는 사탕과 제과점의 롤케잌을 챙겼으며 산소를 들릴 때도 여전한 아버지의 음식으로 자리한다. 맛 나는 먹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임에도 부모님께 더 이상 대접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선술집 주위를 서성이는 낯모르는 할아버지께 부침이랑 막걸리 한 사발은 온 세상을 얻은 듯 헛기침이 당당하고, 체기에 안색이 변한 할머니에게 소화제 한 알이 화색을 돌게 한다. 어둠이 내릴 때면 '살날이 또 하루 줄어들었다'시던 이웃 어른의 공허한 표정에서 노인의 심경을 헤아린다.
 날마다 다대포 앞바다의 일몰을 바라보며 우리 엄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두살 때 부모님을 따라 일본에 들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 곳의 문화를 익혀 해방을 맞아 돌아왔다는 어머니, 이승의 인연을 놓을 때까지 흐트러짐 없는 몸가짐으로 자손들의 문안을 받고  홀연히 떠나셨다.
 노환으로 한 달여 간 자리하다 가신 아버지도, 호흡곤란으로 입원하여 잠자듯 떠나신 어머니도 '그래 잘들 가거라'며 손을 흔들던 생전의 모습이 어제만 같다.
 극락이 있는지 천국이 있는지 모를 일이지만, 수십 겹의 나이테에 희로애락이 새겨진 한 쌍의 나무로 자리하여 우리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함께 하기에 결코 외롭지 않으시리라는 믿음으로 위안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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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은 티끌 한줌이라도 남기고 가는 법이니 미물일지라도  소홀히 대하지 말라'는 평소 부모님의 지론이였다. 그러고 보니 여럿 자녀를 둔 것 만으로도 풍작을 이루신 것 같다. 베란다에서 꺼내 놓은 스치로폴 박스들이 담벼락에 그득하고 냉동실에 보관했던 얼음 팩이 수두룩하다. 어머니는 늘 그 자리에 머무를 줄만 알고 많이도 준비해 두었었다. 용기들이 차지했던 자리조차 허전하다. 그러나 가족이 있음은 얼마나 다행인가.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형제들과의 여행을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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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1 20: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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