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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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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들이기

 글쓴이 : 한동희

 

 10월 중순, 열 명의 문우들과 한 차에 몸을 싣고 경기도 북부에 있는 포천을 향해 간다. 포천이라 하면 이동 갈비와 막걸리가 유명하고, 경기도의 금강산이라 하는 운악산(蕓岳山)이 있다. 운악산은 암봉이 구름을 뚫을 듯 높이 솟아 아름답지만 돌이 많은 험악한 산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에서 두어 시간 달려 포천에 도착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출출한 배를 채우고 가까이 있는 사찰 '흥용사'에 올랐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따스한 햇볕에 바람도 순한 시월 한 날, 그리 크지 않은 흥용사 마당에 둘러앉았다. 주지 스님은 보이지 않고, 태어난 지 두어 달쯤 된 고양이 네 마리가 절 마당을 뛰어다니며 우리를 맞는다. 운악산 품에 안겨 있는 절간은 숨죽인 듯 고즈넉하고, 빛바랜 불당에서 고옥(古屋)같은 옛 정취가 묻어난다. 주변의 나무들은 아직도 초록의 가슴앓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산으로 올라가는 계곡의 길목엔 수십 년은 됨직한 키 큰 고사목이 장승처럼 서있어 눈길을 끈다. 저 나무도 오랜 세월 붉은 단풍으로 그 화려함을 뽐내며 산행하는 이들을 즐겁게 해 주었으련만, 무슨 연유로 저리 검게 변해 버렸는지...

 멀리 산등성을 타고 내려오는 황갈색의 단풍. 어디를 보아도 무리지어 붉게 물든 단풍은 보이지 않고, 간간히 노랑색 단풍과 붉은 주황의 단풍이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나무 잎에는 녹색의 엽록소와 붉은 색의 카로틴, 노란색의 크산토필 이라는 색소가 있는데, 기온이 떨어지면서 엽록소가 사라지고 차츰 보이지 않던 노란 빨간색의 색소들이 드러난다고 한다. 이처럼 순차적으로 드러나는 색소는 마침내 핏물처럼 붉은 단풍으로 온 산을 물들이게 되는 것이다. 늦더위로 단풍이 더디기도 하지만 한수 이북지방은 도토리나무, 오리나무, 상수리나무 같은 관목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더욱 황갈색이 짙은가 보다. 지금 오대산과 설악산에는 단풍이 한창이라는데.... 아쉬움을 달래주듯, 이따금 햇빛을 받은 단풍이 나뭇가지 사이로 빨간 잎을 반짝이며 손짓을 한다. 일주일 쯤 더디 찾아왔다면 손을 대면 델 것 같은 빨간 단풍과 만날 수 있었을 텐데. 허나 황갈색의 적요에 젖어 있는 운악산의 가을은 화려함 뒤에 숨은 여백의 미가 있어 그런대로 운치가 있다.

 가을은 물들이는 계절, 물드는 계절이다. 만산홍엽이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이 계절에 내 마음에 물든 이들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새롭게 물들어 가는 이들을 생각한다. 올가을 유행하는 군복디자인의 여성복은 두어 번 물들이면 되지만, 사람의 마음에 드는 물은 두 세 번의 수작업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십 년의 뿌리를 타고 올라와 가슴에 은은한 색깔로 새겨진 이, 기쁘거나 쓸쓸할 때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빨간 단풍처럼 웃어주는 이, 운악산의 단풍처럼 황갈색으로 누릇누릇 물들어 가는 이, 오랜 세월의 인연을 내려놓고 산그늘처럼 사라져간 이. 그들은 내 인생을 오색의 색깔로 물들이고 있다.

 노랗게 물들어 가는 나무를 올려다보니 나뭇잎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가장자리에서 가운데를 향하여 햇빛을 받은 부분부터 서서히 물들어 가고 있다. '햇빛'이라는 사랑을 많이 받은 부분부터  허물을 벗는 단풍잎. 단풍잎이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붉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사람의 마음에 물들는 색소도 여러 해를 두고 서서히 스며든 정(情)의 무늬일 께다.

 평소 '그가 나의 친구가 되어준 것을 고마워한다'면 필시 그의 마음엔 내가 곱게 물들어 있을 것이다. 아마 계곡 입구에 서있는 고사목은 화려한 단풍이었을 때 저를 보며 환호하는 이들에게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 준 것을 고마워하라."고 교만을 부리다가, 삭풍이 부는 날 아무도 찾아주는 이가 없게 되자 외로움에 스스로 말라 죽은 것은 아니었을까.
 
 오늘 함께 차를 타고 가을 여행을 하는 이들은 내 마음에 어떤 빛깔로 물들어 가는 걸까. 그리고 나는 그들의 마음에 어떤 무늬를 만들어 주게 될까? 그들은 햇빛을 받은 나뭇잎처럼 색깔의 변신을 위해 서걱거리며 가을을 합주하고 있다.

  가을 단풍처럼 은근히 마음을 데워주는 사람이 생각나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당신의 친절이 고마워 그리움으로 물들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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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5 19: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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