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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의 불교강의] <12> 윤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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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다 윤회 벗어나는 해탈의길 제시 - 
- 인도인 ·서양지성들 영혼환생 믿어 - 


오늘날의 불교는 거대한 종교가 되어 방대한 경전과 주석 그리고 복잡한 이론을 구축한 학파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원래 붓다의 가르침은 해탈에 이르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는 매우 단순하고 실천적인 것이었다. 붓다는 추상적 토론의 무용(無用)함을 비유하기를, 인간이 화살을 몸에 맞았는데도, 그것을 뽑을 생각은 않고 그 상처의 원인만 따지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붓다는 현학적인 토론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를 ‘화살 뽑는 시급한 일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불렀다. 
또한 붓다는 우주가 유한한지 무한한지, 창조되었는지 아닌지 등을 물어오는 사람에게 대답대신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지는 비유를 들었다. 우주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의 한 부분만을 만지고서 거대한 코끼리를 정의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예수의 가르침이 유대교(구약)를 전제로 하듯이, 붓다의 가르침도 힌두교(베다)를 전제로 한다. 그런데 이 힌두교는 윤회에 대한 믿음을 중요시한다. 현대인들에겐 다소 환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 윤회설은 사실 알고 보면 굉장히 광범위한 지역의 부족들 사이에서 인정되어온 것이다. 

그리스에서 윤회설을 주창한 사람은 피타고라스였다. 디오게네스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피타고라스는 자기의 전생(前生)을 기억해 내는 능력을 헤르메스(그리스 신화에서의 언어의 창조신. 제우스의 아들로 신과 인간사이의 통역을 맡음)로 부터 받았노라고 말했다 한다. 그는 자신이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던 헤르모티모였다고 말하며, 어느 신전에서 당시 전쟁에서 헤르모티모가 사용했던 방패를 찾아냈다. 고대 그리스 종교의 하나였던 오르페우스교(敎)에선, 육체는 영혼을 가두는 감옥이라고 가르쳤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그의 <단편>에서, “나는 남자도 되어 보았고, 여자도 되어 보았다. 나는 나무였고, 새였으며, 물속에서 고기로도 살아 보았다”고 기록했다. 특히 그는 물속에서 육지를 보고 매우 동경했으며, 육지에서 태어나게 해달라고 빌었다고 한다. 플라톤은 그의 저서 <공화국> 제10권에서 어느 상처받은 병사가 천국과 지옥을 순례하면서 본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오르페우스의 영혼과 만났는데, 그 시(詩)와 음악의 신은 백조의 몸을 빌어 환생해 있었다 한다. 

트로이 전쟁을 지휘했던 아르고스의 왕 아가메논은 독수리로 환생했고, 율리시즈는 평범한 무명씨(無名氏)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플라톤은 윤회의 주기를 천년으로 추정했는데, 이것은 브라만신의 잠자는 시간인 일겁(一劫)의 천이백만년에 비하면 매우 소박한 스케일에 지나지 않는다. 3세기경의 신플라톤주의 철학자 플로티누스는 “윤회하는 생들은 순차적인 꿈과 같은 것이다. 혹은 침대를 옮겨 다니면서 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시저는 영국과 프랑스 북부지방에서 살았던 고대(古代) 켈트족의 사제계급인 드루이다족의 연구에 몰두했는데, 이들은 영혼의 불멸과 윤회 전생(轉生)을 믿었다. 다음의 6세기경의 영국 시는 그 사상의 편린을 보여준다. 

  나는 칼날이었다 
  나는 강의 물방울이었다 
  나는 빛나는 별이었다 
  나는 책의 글자였다 
  나는 최초의 책이었다 
  나는 등불의 빛이었다 
  나는 물 위의 다리였다 
  나는 독수리처럼 여행하였다 
  나는 하프의 줄이었다 
  나는 마법에 걸려 일년동안 물거품속에 갇혀 있었다 

유대신비주의 카발라에서는 윤회를 ‘길굴(Gilgul, 回歸)’과 ‘이부르(Ibbur, 回生)’로 구분한다. 길굴에 대해서 이삭 루리아는 이렇게 말한다. “피를 흘리고 죽은 사람의 영혼은 물속으로 들어가서 이리저리 떠돌아 다닌다. 폭포를 만나면 그 고통은 극에 달한다” 이부르는, 조상이나 스승의 영혼이 후손의 영혼에 스며들어가 그를 훈련시키고 기를 불어 넣는 것을 가리킨다. 

인도인들은 윤회를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로 믿었기 때문에 그것을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마누법전에 이런 말이 있다. “승려를 살해한 사람은 그 상황에 따라 개, 돼지, 말, 낙타, 소, 염소, 양, 들짐승, 새 혹은 풀카자(카스트 계급의 최하위 천민)로 태어난다” 또, “비단옷을 훔친 사람은 메추리로, 아마포(亞痲布)를 훔친 사람은 개구리로, 무명옷을 훔친 사람은 백로로 태어난다. 향수를 훔친 사람은 새앙쥐로 태어나고 박하를 훔친 사람은 칠면조로, 익힌 곡식을 훔친 사람은 고슴도치로, 날곡식을 훔친 사람은 돼지로, 소를 훔친 사람은 악어로 태어난다. 불을 훔친 사람은 거위로, 집기를 훔친 사람은 꿀벌로, 붉은 옷을 훔친 사람은 붉은 꿩으로 태어난다”고 한다. 

인간의 영혼이 다른 인간이나 동물 혹은 식물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하는 생각은 서구의 많은 지성인들에게 호기심과 함께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볼테르는 윤회설에 대해 식이요법적인 가설을 세웠다. 브라만계급의 지도자들은 더운 인도에서 육식을 하는 것이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들이 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인간이 동물로 다시 태어난다고 가르쳤다는 것이다. 아랍지방에서도 식중독과 기생충으로 인한 병을 방지하기 위해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게 한다. 볼테르는 소에 대한 숭배도, 인도에서는 고기보다 우유가 훨씬 더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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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3 13: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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