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는 바람에게서 사리나 수습해
아이들 젖니 같은 시나 몇 편 쓰고
그도 못 잊을 것들 있거든
내 정강이뼈에 묻어둔 토씨나 건져
싸리나무 게송이나 몇 줄 새기고
밥풀 닮은 꽃가지나 아름아름 새기고
그러다 가면 좋으리
죽어서는 목련꽃잎 저 촉수에 목덜미 찔려가며
꽃잎에 흐르는 더듬이와 눈짓이나 주고받고
그러면 좋으리
한 세상 해 저문 바위에 기대어
생각한다
아는 체하는 구름 있거든
한들거리는 꽃모가지 되어
흔들어 줘야지
소풍 같은 내 인생
하고
석여공의 시 <생각했다> 전문
흐르는 곡: 정대석 "수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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