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번째, 수연 스님의 수행의 준비와 실천 <工夫>
이과 : 통찰의 해설
무상(無常)- 한 시점이 전체 시점이라는 시간의 부정(6)
이렇듯 시간의 형상을 이름 하여 공간이라 부르고 공간의 작용에 의해 시간이라는 이름을 부여한 것입니다. 실상인 참모습을 살펴본다면 공간과 공간을 점유한 모든 형상은 허망한 시간의 모습으로 무상한 허구적 존재들입니다. 이로써 지금 눈앞에 펼쳐진 현실 공간이 실재가 아닌 허상이라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무상을 ‘존재하지 않는(덧없는) 현재’의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현재를 보고 현재를 듣는다’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대상이 인식되기까지 사이에 시차가 발생합니다. 때문에 현재라고 여기며 인식한 대상은, 과거의 대상을 인식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현재의 대상을 본다는 믿음을 갖습니다.
이처럼 대상을 포착한 인식은 과거의 대상을 포착한 것인데도, 현재를 보고 듣고 있다고 여깁니다. 인식되어진 순간, 과거의 대상을 인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현재를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현재를 바라본다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지금 보는 태양은 현재의 태양의 모습이 아닙니다. 약 8분전에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1억5천만 킬로미터를 지나서 우리 앞에 도착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8분전의 태양을 바라보며 현재의 모습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69-70쪽>
2019년1월14일 아침, 현담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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