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물두 번째, 수연 스님의 수행의 준비와 실천 <工夫>
멪음말
깨어나자, 벗어나자(4)
비단 공부뿐만이 아닙니다. 깨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사는 시대와 사회가 만든 관념의 틀 속에 갇혀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시대상의 변화에 따라 전 세대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삶의 외경이 그러할 뿐입니다. 스스로 사리를 분별을 하지 않는 우리의 내면은 단 한발짝도 진보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리는 여전히 보편(다수)의 틀에 맞쳐 끌려가는 것입니다. 그 관념의 틀은 좁게는 내 가정, 도시, 사회, 국가이겠지만, 넓게는 삼계입니다. 삼계를 윤회하는 삶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와 ‘나’를 둘러싼 방대한 세계를 통해 형성된 왜곡의 거짓을 타파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을 무엇일까요?
먼저 언어의 왜곡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 왜곡으로 형성된 수없는 개념과 관념을 알아차리고, 그것으로 형성된 세계의 현상을 똑바로 인식해야 합니다. 공기처럼 내 주변을 감싸고 있는 관념들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자신의 욕망과 성향, 의식의 흐름 등을 곰곰이 따져 살펴야 합니다. ‘나’라는 자아를 지켜보고, 분석하고, 해체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 자신의 관념과 확신이 어떻게 구축되었는지 통찰할 수 있습니다. 점점 더 깨어나면, 너무나 강력해 자각하지도 못했던 ‘자아경향성’에서 종국엔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초석은 온갖 사상과 관념, 주관적 선호를 벗어나 사리를 분별해 보려는 나 자신입니다. 스스로 궁구해서 답을 얻어야 합니다.
2019년11월18일 현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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