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여섯 번째, 서광 스님의 치유하는 금강경 읽기
4장. 위로를 넘어 영적 성장으로 안내하라
08. 불수(不受)-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수보리야! 만약 항하강의 모래 수만큼 많은 세계에 칠보를 가득 채워 보시하는 사람과 일체 현상에는 아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써 인욕을 성취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후자의 보상이 전자의 보상보다 그 공덕이 훨씬 더 뛰어나다. 왜냐하면 모든 보살들은 복덕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수보리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이 복덕을 누리지 않습니까?”
“수보리야! 보살은 자기가 지은 복덕에 탐욕을 내거나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0. 무아를 깨달아서 인욕을 성취했다는 것은 모든 인식 대상에 집착이 없거나 분별이 없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성취했다는 의미이다.
-. 무아를 깨달은 보살은 주객을 분별하는 이원적인 마음이 사라져 무념과 불이를 체득하고 생멸에 대한 집착이 사라진다.
-. 마음이 더 이상 그 어떤 관념이나 대상에 머무르지 않는 무주와 머무를 곳이 없는 무주처를 이루어 다투지 않는 무쟁 상태가 된다.
0. 심리학적 관점으로 보면 주객으로 분별하는 마음 작용은 인지적 장애인 망상을 유발하고, 그 나누어진 대상에 집착하는 작용은 정서적 장애인 번뇌를 일으킨다.
-. 대상을 인식할 때 좋아하면 연결감을, 싫어하면 단절감을 느끼게 된다.
-. 모든 번뇌와 망상은 좋음 또는 싫음, 좋지도 싫지도 않은 반응으로 인해 생겨난다.
0. 망상은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 만물이 한 몸이라는 연기적 관계, 상호의존적관계를 깨닫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별개로 독립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망상은 사고 장애, 인지 장애, 생각 장애라고 하며 그릇된 생각들이다.
-. 망상은 서로 돕고 협력하기 보다는 경쟁하고 다투고 하여 온갖 불건강한 감정들이 생겨난다.
-. 경쟁을 하더라도 상생을 위한 경쟁을 하여야 하고, 서로를 해치는 상극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0. 우리가 연기적 관계를 경험해 보는 것은 예를 들어 ‘작은 조약돌 하나를 들어 올리면서 온 우주를 들어 올리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느껴본다. 이 작은 조약돌 하나가 수억만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만나온 바람, 물, 공기, 햇빛, 사람 등의 인연을 상상해 보자. 실체로 체험을 하게 되면 가슴 깊숙이 터치되고 눈물이 날 것이다. 이 순간만큼은 망상과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진다.’
-. 번뇌와 망상으로부터 자유로워 진 상태를 마음이 비워지고 고요해졌다고 한다. 그렇게 공해진 상태에서 우리는 자신을 모든 대상, 우주 만물에게서 발견하게 된다.
-. 마음이 고요해진 이 순간만큼은 평생을 주장하고 지키려고 애써왔던 ‘나’를 잊게 된다. 대신 조약돌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것이 연기적 경험을 하는 것이다.
-. 연기적 관계의 체험은 일체 만물과의 조화, 평화, 화합, 평등, 공생하는 삶을 실천하게 한다.
0. 부처님은 단 한 중생도 빠짐없이 완전한 열반에 들게 하리라는 서원을 세우되, 그들을 제도하였다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고 하였다.
-. 우리가 보시를 하더라도 생색을 내어서는 안 된다.
-. 내가 ‘나’를 내세우면 상대방도 자기를 내세우게 되며 나의 아만심이 상대방의 아만심을 건드리게 된다.
0. 종밀 선사는 보살이 서원과 원력으로 보살이 가져야 할 마음을 네 종류로 분류하였다.
-. 광대심 : 구제의 대상으로 우주의 모든 존재들을 포함하는 넓은 마음
-. 제일심 : 일체 중생을 완전히 깨달음으로 이르게 함은 물론 그들 또한 이타심과 자비심을 실천하도록 돕는 마음
-. 상심(常心) : 주객에 대한 분별심이 없는 무념, 공, 한 몸, 적정한 마음
-. 부전도심(不顚倒心) :무아, 즉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없는 마음
0. 물질적 보시는 다다익선이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 줄 때 가장 좋다.
0. 영적 보시인 법보시 만이 이른바 ‘투여량 의존성’. 즉 많이 복용할수록 효과도 그만큼 커지는 원리를 따른다.<241-247쪽>
2017년 11월24일 첫 눈이 온 아침, 현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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