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수연 스님의 수행의 준비와 실천 <工夫>
일과 : 자아라는 망상
업, 피할 수 없는 굴레(10)
화생하는 세계는 의식의 세계이며, 정신의 세계이며, 꿈의 세계입니다. 즉 업의 발현인 환영이 현실로 펼쳐지는 세계입니다. 화현하여 태어난 몸을 ‘신(神)’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모두 내 의식 속 산물로, 환영이기에 인과가 없습니다. 때문에 상대와 나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인과는 쌓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정신세계에서도 의도적 행위는 있기 때문에 업은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화생계(化生界)에서 생명을 해쳤다면, 상대가 내 의식의 환영이므로 인과는 쌓이지 않지만 잔혹한 마음의 의도로 실행하는 의도적 행위가 있기에 주체에게 업은 형성됩니다.
지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죽는 순간 자신이 지은 업에 따라 의식 내에서 지옥이 악몽처럼 펼쳐지는데, 당사자에겐 선명한 현실입니다. 지옥의 장소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대로 나타나는 개체의 정신세계입니다. 때문에 피할 수 없고, 누구도 도울 수 없으며, 고통 또한 대신 받을 수 없습니다. 인간계와 축생계를 제외하고는 모두 화생합니다. 인간계 위인 천상계, 인간계 아래인 지옥 모두 죽음의 순간 화현하여 개체의식 내에서 각각 펼쳐지는 의식 세계인 것입니다. 그 세계를 모두 헤아릴 수 없기에 ‘중중무진, (重重無盡)’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즉 장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개체의 뚜렷한 꿈의 현실세계입니다. <24-25쪽>
2018년11월13일 아침, 현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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