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심 내려놓으면 항상 존재했던 것 보게 될 것”
대한불교진흥원은 7월21일 한자경 교수 초청 ‘7월 화요열린강좌’를 개최했다.
“깨달음이란 없던 것을 특별히 발견한 게 아닙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알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공적영지(空寂靈知)는 누구나 불성을 가지고 있으며 중생이 본래 부처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대한불교진흥원은 7월21일 서울 마포 다보빌딩 3층 다보원에서 ‘7월 화요열린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강좌는 한자경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가 저서 ‘공적영지-마음은 이미 마음을 알고 있다’를 주제로 모든 경계를 허무는 인간의 본래마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공적영지는 고려시대 지눌 스님이 특히 강조한 내용이다. 지눌 스님은 ‘수심결’에서 “모든 법이 다 비어 고요한 곳[공적]에 신령한 앎[영지]이 있어 어둡지 않다. 그렇게 ‘텅 비어 고요하며 신령하게 아는 마음’이 바로 그대의 본래면목이며, 또한 삼세 모든 부처와 역대 조사와 천하 선지식이 은밀히 전수한 법인(法印)이다”고 했다.
한 교수는 “일반적으로 대상을 의식하는 것을 마음활동이라고 여기지만 보이는 것이 없어도 보고 아는 마음, 들리는 것이 없어도 듣고 아는 마음이 존재한다. 이를 ‘표층의식’이라고 정의한다”며 “어둠을 통해 빛을 아는 것처럼 표층의식은 인식의 대상이 아닌 것을 통해 대상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한자경 교수는 이날 저서 ‘공적영지-마음은 이미 마음을 알고 있다’를 주제로 모든 경계를 허무는 인간의 본래마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의 사랑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안다’고 말하는 데 돌아가시기 전에 그 사랑을 알아야 그것이 끝났음도 알 수 있다”며 “알기는 아는데 아는 것을 모르는 것, 이것을 아는 게 본각이고 심층마음이며 공적영지”라고 말했다.
우리가 본래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은 공적영지가 바깥이 없는 무외의 마음이고, 무한의 마음이며, 상대가 없는 절대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주 만물을 품에 안은 마음이기에 대상이 아닌 것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는 표층의식으로는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한자경 교수는 “공적영지의 함의는 절대평등과 자유, 분별하지 않는 마음이며 실체적 자아는 없다는 것”이라며 “표층의 분별적 의식을 내려놓으면 사량분별에 가려 의식하지 못했지만 항상 존재했던 것이 더 멀리 더 깊게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태 기자
<출전 1547호 / 2020년 7월29일자 / 법보신문,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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