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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와 친해지기 - 풍혈의 티끌(風穴一塵, 풍혈일진)

내 안의 나와 친해지기 - 풍혈의 티끌(風穴一塵, 풍혈일진)

 

글쓴이 : 장웅연(불교신문 기자)

 

<출전 : 월간 고경, 2015 12 [통권 제32]> /

 

 

풍혈의 티끌(風穴一塵, 풍혈일진)

 

풍혈연소(風穴延沼)가 다음과 같이 수어(垂語)했다. “만약 티끌 하나를 세운다면 나라가 흥성하고 세우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다.” 이에 설두중현(雪竇重顯)이 주장자를 들어 올리며 일렀다. “나랑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을 사람 없는가?

 

티끌이란 어떤 일을 시작하는 발단을 뜻한다. 나라를 세우려 할 때 그 출발은 명분에서 비롯된다. 군왕의 폭정에 대한 불만이든 새로운 세상을 향한 대망이든, 일단 명분이 세워지고 명분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여야 거사를 도모할 수 있는 법이다.

 

본칙에 대한 평창에선 은()의 주왕(紂王)을 척살하고 주()를 개국한 무왕(武王)의 고사가 등장한다. 그리고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이즈음의 역사에 기록된 충신들이다. 형제는 잘났건 못났건 주군을 폐하는 건 불의라며 무왕의 역성혁명을 반대했다. 끝내 무왕이 집권하자 함께 산속으로 숨어든 뒤 고사리를 뜯어먹으며 살았다. 주나라의 곡식은 더러워서 못 먹겠다는 게 이유였다. 명분을 부정한 자들의 선택은 은둔이었고, 이는 산승(山僧)의 보편적인 일상과 닮아 있다.

 

주의 건국에 기여한 주요 인물이 바로 유명한 강태공(姜太公)이다. 평생을 낚시로 소일하다 책사를 찾던 무왕의 눈에 들었다. 마침내 여든의 나이에 재상에 오르며 인생역전에 성공한 절치부심의 표본이다. 평창에는 높은 이름은 백이와 숙제요 위대한 업적은 태공의 것이라고 적혔다. 어느 한쪽을 두둔하는 모양새로는 보이지 않는다.

 

백발의 늙은이가 위수에서 낚시를 드리웠으나, 그 어찌 수양산의 굶어죽은 이와 같으랴? 다만 한 티끌에 따라 변화가 생겼을 뿐이니, 높은 명성 혹은 위대한 업적 모두 잊기 어렵다는 송고(頌古)에서 중립적 관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강태공은 강태공대로 백이와 숙제는 백이와 숙제대로, 결단하고 실천했을 따름이다. 아울러 결단과 실천에 대한 업을 고스란히 받았다.

전자는 나라를 죽인 공으로 나라의 흥성을 맛봤고, 후자는 나라를 사랑한 탓에 나라의 멸망을 방치하고 말았다.

 

한 티끌에서 싹튼 세상의 양상은 이처럼 양면적이고 모순적이다. 또한 명분의 전리품은 소수에게만 집중되게 마련이다. 99%는 오늘도 똑같고 내일도 별 볼 일 없을 일상을 살아간다. 대다수의 촌부들에게 임금은 없어도 되는 존재이며 빼앗아가지만 않으면 성은이 망극한 존재다.

 

한편 말을 드리운다는 수어(垂語)란 곧 상대를 은근히 떠보는 말이다. 권력의 무상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사들이겠으므로, 풍혈의 수어는 궐기의 의도로 여겨지진 않는다.

의기투합을 외치는 설두의 선언 역시 그냥 장난으로 보인다. “시골 노인 앞에선 조정의 일을 이야기하지 않으니 이마를 찡그릴 일이 없다(樂普元安, 낙보원안).” 한바탕 꿈 때문에 쓸데없이 칼을 가는구나.

 

2020.12.17 08:19:29 | 내 블로그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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