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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나와 친해지기- 낙포의 굴복

내안에 나와 친해지기

 

장웅연(불교신문 기자)

 

(洛浦伏膺, 낙포복응)

 

낙보원안(樂普元安)이 협산선회(夾山善會)에게 도를 물으러 갔다. 그는 절도 하지 않은 채 뻣뻣하게 마주섰다. 건방지다는 투로 협산이 일렀다. “닭이 봉황의 둥지에 깃들이려는 것이냐, 당장 나가라!” 낙보가 지지 않고 대꾸했다. “스님의 도력을 듣고 먼 곳에서 달려왔습니다. 한번 제접해 주소서.” “지금 여기에는 그대도 없고 노승(老僧)도 없다는 협산의 대답에 낙보가 할()을 질렀다. 이에 협산이 혼쭐을 냈다. “그 입 닥쳐라. 까마귀 울음소리 따윈 걷어치워라. 구름과 달이 하늘에 있는 것은 같지만, 산에서 보는 것과 계곡에서 보는 것은 위치에 따라 달라 보이는 법이다. 세상 사람들의 혀를 끊어버릴 순 있어도, 혀 없는 사람의 경계는 아득하여 미치지 못한다.낙보는 말을 잃었다. 협산은 그를 한 대 후려쳤다. 그때서야 낙보는 절을 했다.

 

제접(提接)은 깨달은 자가 깨닫고 싶어 하는 자를 가르치는 일이다. 강의가 아니라 상담에 가깝다. 선문답을 통해 깨달았는지 평가하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바로잡아주는 형식이다. 여하튼 깨달음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는 낙보의 요청에 할 말 없다며 협산이 물리는 모양새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많은 낙보다. 선객은 매사에 당당해야 한다는 통념 때문에 절을 하지 않았고, ‘임제할이 멋지다는 풍월 때문에 !”을 했다. 협산의 혼찌검은 매우 이성적이고 상식적이다. 세간을 모방하는 일이 우습듯 출세간을 모방하는 일도 볼썽사납다. 세상에 떠도는 이런저런 구라들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닭대가리를, 협산은 도저히 봐줄 수가 없었다. 지금 여기에는 그대도 없고 노승도 없다는 말은 서로 못 본 셈 치자는 핀잔이고 멸시다.

 

달마는 자질구레한 것 다 내버린 채 오직 본성만 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불성(佛性)이란 결국 자기다움이다. 타인이 규정할 수 없고 훼손할 수 없다. 이른바 마음의 소리또는 자기의 내면 깊숙한 데서 올라오는 둔중한 계시와 같다. 자기다움은 자기만이 안다. 그냥 알아지진 않는다. 오랜 사유가 만들어낸 퇴적물이다.

물론 자기의 불성을 따르는 길은 만만치 않다. 아무나 갈수 없는 길이기에 고되고, 아무도 몰라주는 길이기에 외롭다. 그러나 결국은 자기 살길 찾아가게 마련인 게 남들이다.

장기적으로는 내 안의 나와 친해지는 게 유리하다. 죽는 순간까지 나를 위해 살다 갈 것이므로.

 

<출전 :월간 고경 2015.12월호, 32>

 

 

 

 

 

2020.12.22 07:32:40 | 내 블로그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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