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로 밥 짓기’
글쓴이 :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
“모래로 밥 짓기” 밥 짓는 시늉은 하지만, 수고만 들어갈 뿐 결과는 없다. 우리가 흔히 입에 담는 속담이지만, 그 출처는 불전에 있다. <능엄경>에서는 “만일 음욕을 끊지 않고서 선정을 닦는다면,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다”고 쓰고 있다. 이후 한산(寒山)의 시문이나 원효스님의 <발심수행장>에서도 이 비유를 차용한다.
불교수행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번뇌가 사라진 열반이다. 수혹(修惑)이라고 부르는 감성적 번뇌와 견혹(見惑)이라고 명명하는 인지(認知)적 번뇌가 모두 사라지면 열반에 도달한다.
즉, 깨달음을 얻는다. 몸이나 마음에 내가 있다는 생각(유신견), 전생과 현생, 현생과 내생이 이어져 있다거나 끊어져 있다는 생각(변집견), 인과응보의 이치를 부정하는 생각(사견), 이들 유신견, 변집견, 사견을 올바른 사상이라고 보는 생각(견취견), 잘못된 수행을 생천의 원인으로 생각하든지, 지계만으로도 해탈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계금취견), 사성제에 대한 의심(의) 등이, 견혹이라고 부르는 ‘인지적 번뇌’에 해당하고 탐욕, 분노, 교만 등이 수혹이라고 부르는 ‘감성적 번뇌’에 해당한다. 이런 번뇌가 모두 사라져야 불교수행의 궁극 목표인 열반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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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3654호/2021년2월23일자, 내용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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