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때 나온 이야기들
추석명절은 설명절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최대의 명절이다. 음력으로 팔월 대보름이 추석이다. 양력을 쓰는 현대사회에서 음력이 통용되는 명절이 여럿 있다. 정월, 정월 대보름, 단오절, 칠월칠석, 백중, 추석등이다. 이들 대부분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통문화의 유산이다. 양력을 사용하는 일제시대때 음력의 뿌리를 뽑으려 하였으나 모두 부활 하였고 서구 문화와 종교의 유입에도 불구 하고 꿋꿋하게 전통을 지켜 오고 있다..
명절때가 되면 오랜만에 모인 일가 친척들과 즐거운 담소를 나눈다. 풍성한 안주와 술이 곁들이면 이야기 꽃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피어난다. 그런 이야기중에 가장 눈쌀을 찌뿌리는 돈 벌었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부동산이 갑자기 올라서 주식이 2배로 되어서 일확천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그리 큰 감동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분위기만 어색하게 하고 거기에 참여 하지 못한 사람 한테는 좌절감만 안겨 주게 된다. 예로부터 돈자랑, 마누라 자랑, 자식자랑은 팔불출 중의 하나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차라리 돈버는 이야기 대신에 돈을 어떻게 사용 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가 훨씬 더 마음에 다가서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 중에 이런 이야기도 나왔다. 어느 늙고 병들은 사람들이 병원에서 하소연 하는 이야기이다. 그는 이제까지 뒤돌아 보지도 않고 오직 돈을 벌기 위하여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살아 왔다는 것이다. 물론 주변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보시하는 행위도 없었다. 그런데 병들어 죽게 되자 이제까지 모아 논 돈에 대한 아까움에 어쩔줄 몰라 한다는 것이다.
보시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사람들은 돈을 모을 줄 만 알았지 돈을 잘 쓸 줄 모른다. 설령 많은 돈을 모았다 할지라도 죽을 때 가져 가게 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악착같이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 하고 각종재테크를 하여 통장잔고는 높아가는 재미에 일생을 보내게 된다. 남에게 도움을 주거나 보시하는 것은 꿈에도 꾸지 못하다. 설령 보시하게 되었을지라도 돈 나가는 것이 자신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보다 더 아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이 먹고 즐기는 것에는 아낌없이 사용한다. 그렇게 좋은 음식 찾아 다니며 먹고 욕망을 즐기다 늙고 병들어 병원신세가 되었을 때 한탄하게 된다고 한다.
수입이 있을 때 부지런히 보시 해야 한다. 좀더 돈을 많이 모아서 그때 왕창 보시하자는 생각은 거짓이다. 마치 젓소에서 나오는 우유를 매일 짜지 않고 아꼈다가 잔칫날에 한꺼번에 짜겠다는 말과 똑 같다. 막상 잔칫날이 되었을 때 우유를 짜려 하나 이미 말라 붙어 우유가 나오지 않는 이치와 동일 하다는 것이다. 사실 수입이 없으면 보시를 하려 해도 할 수 가 없다. 그러나 조금만 수입이 생기면 한도 내에서 얼마 든지 보시 할 수 있다. 금액이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인 것이다. 오히려 수입이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자신보다 훨씬 수입이 많은 사람 이상 보시 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오로지 돈만 생각 하는 사람들은 그 돈을 어떻게 굴릴까만 생각 하기 때문에 보시할 기회가 없지만 조금만 수입이 생겨도 어떻게 하면 보시 할까만 생각 하는 사람은 보시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묘한 것은 보시 한만큼 바로 또 채워진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보시가 반드시 돈으로 하는 재보시만 있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불교에서는 재보시 말고도 법보시와 무외시를 추가하여 보시의 영역으로 간주한다. 법보시는 좋은 말 한마디 해주는 것 그리고 좋은 글을 남겨서 감동을 주는 것도 재보시 못지 않은 보시로 생각한다. 또 두려움과 공포에 떠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안온하고 편안한 눈빛으로 이를 없애주는 역할도 역시 보시의 한 종류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눈빛과 덕담 한마디로 보시로 간주 하는 지혜가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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