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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전생의 업(業)

 

 

알 수 없는 전생의 업(業)

             황전스님 글

 

내가 잘 아는 비구스님 한 분은 작은 암자에서 수십 년을 한결  같이 지장기도를 하며 수행정진을 한 덕분에 스님은 자신의 원력이 깃들인 큰 절을 하나 지었다.  큰 절이 생기자 스님은 지장기도를 더욱 열심히 한 덕분에 천도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틀이 멀다하고 천도를 하였다.

 

그런 그 스님이 며칠 전에 나를 찾아와서 물었다.

“스님,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한 보살님이 계시는데 남편의 사업은 그런대로 잘 되는데 집안은 영적(靈的)으로 엉망인 것 같았습니다. 

 

그 보살님도 이유도 없이 온 몸이 오랫동안 아프고,  아들과 딸도 가끔은 제정신이 아닐 때가 많답니다.  그래서 내가 절을 짓는데 보시를 하면 아마 가정이 좋아 질것이라고 했더니, 그 보살님과 그의 가족들이 부처님도 조성하고 산신각도 조성하고 그밖에도 불사하는데 많은 보시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불사가 다 끝났는데도 그 가정이 풀리지 않아서 천도를 7번 정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기도 덕분인지 하는 사업은 그런대로 잘되는데, 보살님의 몸이나 가족들은 천도를 하기 전보다 더 아프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그동안 많은 천도를 해보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그 보살도 끈기가 대단합니다.  자신의 집안이 좋아질 때까지 천도를 계속할 생각이랍니다. 

 

스님, 그런데 이제는 내가 두려워집니다.  내가 그 보살님에게 전생에 지은 업장이 많아서 그런다고 위로의 말은 했지만, 그 보살이 스스로 전생에 지은 업장을 알 수가 없으니 그런 말도 한 두 번이지 이제는 더 하기도 어렵습니다.  아아,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참 스님께서 그 보살님의 천도를 한 번 해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하하하, 스님도 참....

우리는 참으로 인연 깊은 사람이나 참으로 간절한 사람이 아니면 천도를 하지 않는다고 소문이 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다가 암자라고는 하나 누가 이런 작은 암자에서 천도를 하고 싶겠습니까?  스님 같은 큰 절에서라면 몰라도.  그리고 스님의 신도인데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스님도 잘 알지 않습니까?  나는 기도가 부족해서 천도하는 능력도 없지만 천도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스님, 그렇다면 이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스님이 우리 절에 와서 천도를 주관하십시오.  어떻게 하든지 그 보살님의 가정을 편안하게 해 주고 싶습니다.  내 힘이 부족하면 다른 스님의 힘이라도 빌려서라도 말입니다.  그런데 내가 믿고 의지할 만한 스님은 스님밖에 없으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 스님이 며칠을 두고 찾아와서 어찌나 사정을 하는지 할 수 없이 나는 나의 스승님을 모시고 그 절에 가서 천도를 주관하게 되었다.  천도를 하는 도중에 그 보살은 배를 움켜지고 구역질을 수 없이 하는가 하면 쓰러지면서 수 없이 통곡을 하는 것이었다.

 

몇 시간의 긴 천도가 다 끝나자 그 보살은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울먹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스님, 내가 내 아들과 딸의 전생을 보았습니다.  스님들이 나무아미타불을 오랜 시간 염불을 할 때에 갑자기 눈앞에 전쟁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임진왜란이었는데 이순신 장군님 뒤로 몇 몇 장수들이 적을 칼로 수 없이 죽이는데 갑자기 장수 두 사람이 나의 아들과 딸의 얼굴로 바뀌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전생에 우리 아들과 딸이 사람들을 너무 많이 죽였나 봅니다.  그래서 지금 그 전생에 지은 업을 지금 받고 있나 봅니다.”

 

“잘 보셨습니다.  보살님 가족들이 이생은 평범하게 태어나서 착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전생에 지은 그 원결, 다시 말하면 아무리 나라를 위해서 적군을 죽였지만 그 원결은 일대 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그 원결들이 보살님의 가족을 괴롭히고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보살님이 조상님들을 위해서 천도를 7번이나 하셨기 때문에 전생의 업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조상천도는 별것이 아닙니다.  천도를 하면 할수록 힘들고 무서운 것은 바로 전생의 업들이 드러날 때입니다.  이 전생의 업도 양파껍질을 벗기는 것처럼 끝도 없습니다.

 

더 깊이 들어갈수록 더 힘이 막강한 업들이 드러납니다.  스님들이 천도를 하는 도중이나 천도를 하고 난 후에 쓰러지거나 몸이 아픈 것은 이러한 업들이 드러나 그 힘을 쓰기 때문입니다.  사실 스님들 수행 중에 천도하는 수행이 가장 어렵고 무섭습니다.  조상님들은 오히려 고맙다고 눈물을 흘리는데 전생의 원결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도인도 아닌 주제에 어디 와서 까불고 있어! 내가 이런 날을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하면서 목을 조일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천도를 사람들은 천도를 한 번 하고 나면 다 끝났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은데, 천도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처음 인간으로 태어나 수 억겁을 윤회하는 과정에서 해보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장군, 임금, 백정, 남자, 여자, 수행자 등등 그때마다 나라를 위하든지 아니면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든 죽였던 그 사람들의 한(恨)이 어찌 참회를 한다고 사라지겠습니까?  자신이 지은 죄 정도는 참회를 통해서 어느 정도 소멸이 됩니다.  그러나 생명을 죽인 원결,  그것도 인간이 인간을 죽인 원결은 참으로 무섭습니다.  이 원결은 결국은 자신이 뿌린 씨앗이니 본인이 다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전생에 같은 업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 가족을 이루게 되면 가족 전체가 그 업의 파장에 혼란이 온 것입니다.  지금 보살님 가족은 시절인연이 되어 어느 전생의 업을 받고 있습니다.  이생에 어느 정도 업을 받고 나면 다음 생으로 그 업이 또 넘어 갑니다. 

 

보살님은 복이 많이 지어서 이러한 스님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업장을 소멸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전생의 업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우선 전생에 지어놓은 복이 있어서 그 복 때문에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살아갑니다.  그러나 <복진 타락>이라고, 그 복이 다 하면 보살님같이 누구나 전생에 지어놓은 원결의 업을 받게 됩니다.”

 

“스님, 그러면 전생의 원결을 푸는 천도를 계속하면 그 원결들이 다 풀어집니까?”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보살님이 전생의 업으로 인하여 받는 고통을 말로하자면 겨우 20프로 정도 해결이 되고 ,이렇게 인연이 닿아서 천도를 하는 것도 겨우 20프로 정도의 업이 소멸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60프로는 보살님이 직접 수행을 해야 합니다.  내가 한 평생 중이 되어서 목숨을 걸고 수행하는 것은 깨닫거나 부처가 되기 위함이 아닙니다.  세세생생 지은 업장을 소멸하기 위함입니다.”

 

“스님, 스님들처럼 목숨을 걸고 업을 닦지 못한 우리들은 앞으로도 업장이 소멸될 때까지 이러한 고통을 계속 받아야 합니까?”

 

“그래도 보살님은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작이 무엇입니까?  지금 밥께나 먹고 산다고 자신에게 전생의 업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불교를 제대로 알려면 우선  이러한 이치부터 제대로 알아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치를 알아야 자신의 고통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 것이 아닙니까? 이러한 것들이 해결 되지 않고서는 결코 깨달음이란 없습니다.  나도 84겁을 윤회를 했지만 아직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바로 전생의 그러한 업들을 다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보살님 입에서 저절로 염불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우리가 천도를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보살님이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물었다.

 

"스님, 여기서 그렇게 천도를 많이 했어도 전생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하였는데 스님들이 오시니까 전생을 보게되었습니다.  이게 어찌 된 것입니까?"

 

"보살님, 그것은 우리들에게 어떤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보살님께서 어떻게 하든지 전생의 업장을 소멸하기 위해서 애를 쓰는 그 정성이 하늘에 닿아서 불보살님께서 그 가피를 내리신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

 



2017.12.29 13:37:15 | 내 블로그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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