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양식 경남 합천군에 위치한 ‘해인사’를 방문하면 가장 처음으로 만나는 문인 ‘홍하문’의 모습. 문화재청은 25일 홍하문을 비롯한 사찰 일주문 6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조선 미적 가치 담겨” 범어사 조계문 이어 일주문 조명
‘합천 해인사 홍하문’ ‘하동 쌍계사 일주문’ 등 6개의 일주문(一柱門)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5일 합천 해인사 홍하문과 함양 용추사 일주문, 곡성 태안사 일주문, 하동 쌍계사 일주문, 달성 용연사 자운문, 순천 송광사 일주문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 전기에서 후기까지 다양한 시기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화려한 양식으로 미적 가치가 뛰어나다. 예술적,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보물 지정을 예고한 배경을 설명했다.
일주문은 사찰 진입부에 위치한 세 개의 문 중 첫 번째 문으로, 절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축물이다. 네 개의 기둥을 사각형으로 세우고 그 위에 구조물을 설치해 지붕으로 마무리하는 일반적인 건축 형태와 달리, 두 개 혹은 네 개의 기둥을 사각이 아닌 일렬로 나란히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얹는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전남 순천시 송광사의 일주문. 문화재청 제공
주로 이 문에 현판을 걸어 그 사찰의 품위를 나타내는데, 출입을 위한 기능적 역할뿐만 아니라 불(佛)과 중생(衆生), 극락(極樂)과 사바(娑婆)의 경계를 이루는 상징적 구조물이기도 하다. 불교의 핵심인 ‘일심사상’(一心思想)의 표출로도 볼 수 있다. 온갖 번뇌와 망상을 이 문 앞에 내려놓고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가르침이 담긴 것이다. 이번에 6개의 일주문이 보물로 지정 예고된 것은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주불전(主佛殿) 외 사찰 건물들도 가치를 인정하고 보호하자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1년까지 일주문 중에는 ‘부산 범어사 조계문’만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돼 있었고,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해부터 전국 사찰의 일주문 50여 건에 대한 일괄 조사를 실시한 후 지난해 12월 ‘순천 선암사 일주문’ 등 4건을 보물로 지정했다. 문화재청은 ‘합천 해인사 홍하문’ 등 일주문 6건의 문화유산에 대해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