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상에 앉아 조용히 미소 짓습니다
세상의 모습이 웃음 짓게 합니다
나 자신의 모습이 웃음 짓게 합니다
한낱 허깨비 같은 세상에 미소 짓게 합니다
나 자신에 속고 있음이 미소 짓게 합니다
생각의 꼬리를 보며 미소 짓습니다
생각과 생각 사이를 보며 미소 짓습니다 호흡과 호흡 사이를 보며 미소 짓습니다
나와 타인의 사이를 보며 미소 짓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보며 미소 짓습니다 오관과 대상 사이를 보며 미소 짓습니다
달팽이 더듬이 위 나라 세움 보고 미소 짓습니다 누가 옳으네 그르네 소리에 미소 짓습니다 땅을 치는 사람들 보며 미소 짓습니다 한 몫 잡은 사람들을 보며 미소 짓습니다
번뇌로 잠 못이루는 이를 보며 미소 짓습니다 분수를 잊은 사람들을 보며 미소 짓습니다 백년도 못사는 이들을 보며 미소 짓습니다 천년을 살듯 계획하는 이들을 보며 미소 짓습니다
별 일 아닙니다 별 것 아닙니다 별 사람 없습니다
나보다 나은 사람도 별로 없지만 나보다 못한 이들도 별로 없습니다 모두가 나름대로 속에 한칼을 품은 도인입니다 모두가 한 법 지닌 부처들입니다 그런 도인들을, 그런 부처들을 자기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이들이 상대와 바깥을 바꾸려는 시도가 먼저 나옵니다
많이 배우고 높은 자리에 앉은 바고가 있는가 하면 비루하고 어려운 사람 가운데 현자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모두 자신의 처한 곳에서 내면의 자기를 바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누가 옳고 그르며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미워 하겠습니까
다이아몬드 수트라의 상을 취하지 아니하면 여여하여 움직임이 없다 하시는 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하라시는 천고의 법음을 상기합니다
유위를 쉬면 무위가 드러 나고 나를 비우면 내가 움직입니다 생각을 그치면 한생각 이전의 본래면목이 드러납니다
欲識佛祖回光處(욕식불조회광처)인댄, 日落西山月出東(일락서산월출동)이로다.
부처와 조사의 본래면목을 알고자 할진댄, 해는 서산에 지고 달은 동쪽에 떠오르도다
모두 평안한 나날 되시기를 두손 모읍니다.
블로그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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