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과 삼성각, 산신각, 칠성각은 뭐가 다를까요?
절에 가면 제일 먼저 어디로 갑니까? 대부분 방문객들은 대웅전과 주요 불상을 두루 살펴보겠지요.
혹시나 절에 산신각이나 삼성각, 칠성각이 있는 줄은 아십니까? 보통 그 절의 제일 뒤편 끝 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없는 절이 거의 없을 겁니다. 유명 대형사찰에도 있습니다. 의심나면 확인해보세요. 100% 장담합니다. 한국의 불교가 우리의 전통 샤머니즘과 도교와 결합된 전형적인 한 형태를 띠는 사당의 일종이지요.
변산 내소사에 있는 삼성각. 중앙에 칠성신과 양쪽에 산신,독성신이 있다.
한국에서 불교가 융성하게 된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한국의 샤머니즘 혹은 산신과 화합내지는 융화했다는 데 있습니다. 샤머니즘은 기본적으로 민간신앙이고 기복신앙입니다. 국가의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통치이념으로는 부족하죠. 3~4세기한반도에 불교가 들어올 무렵, 부족국가에서 중앙국가로 넘어가면서 국가 기틀을 잡아야 하는 시기였죠.
울진의 유명 사찰인 불영사에 있는칠성각.
외래종교인 불교는 국가 지도자들의 이념과 이해관계와 꼭 맞아떨어졌습니다. 강력한 중앙집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이념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으며, 하나의 종교로 통치할 수 있게 된 거죠. 이 때 불교는 불교만의 색채를 주장하지 않고 민간신앙을 흡수하는 불교로 조금은 변모하게 됩니다. 그 전형적인 형태로 남아있는 게 현재 절에 있는 산신각이나 섬성각, 칠성각이죠.
울진 불영사에는 산신각도 있다.
그러면 이 산신각과 삼성각, 칠성각은 무엇일까요?
대개 산악 지대에서 산신을 단독으로 모시거나, 지역의 영신과 함께 모시는 사당을 산신당이라고 합니다. 사찰에 있는 경우엔 산신각, 산령각, 삼성각, 칠성각 등의 이름으로 불립니다. 먼저 산신각의 경우엔 대개 독립적인 인물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등장인물이 한민족 시조인 단군, 박씨 시조인 박혁거세, 단종 등입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의 산신은 김유신 장군입니다. 그 외에도 이름이 파악되지 않은 승려 등이 많습니다. 우리 민족의 문화적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민속학자들이 조속히 밝혀야 할 부분들이지요.
지리산 쌍계사에 있는 산신각.
그 다음으로 산신과 함께 모셔놓은 신령 중 가장 보편적인 신령이 독성입니다. 독성은 불교적으로 부처님의 도움 없이, 부처님 생전에 홀로 깨친 성자라는 뜻입니다. 독성은 더욱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산신보다 훨씬 더 신비적이라고 보여지죠. 간혹 독성이 삼신각의 세 신령, 즉 산신과 칠성 가운데 있거나, 독립적인 사당에 모셔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또 독성각이라고 하죠.
쌍계사에 있는 불교와 도교의 결합을 잘 보여 탱화.
칠성각은 북두칠성 하나하나에 주요 상징적 의미를 담아 그린 탱화를 말합니다. 중앙에 대표 보살이 있고, 그 주변에 여섯 보살이 호위하고 있으며, 다시 이를 지키는 인물들이 여러 명이 등장하고 있죠. 한편으론 굉장히 난해한 그림입니다.
따라서 산신각은 단군이나 단종 등과 같이 산신 탱화 단독으로 모셔진 경우를 말하며, 삼성각은 단군과 독성, 칠성신 등 세 명의 신을 함께 모신 사당을 말합니다. 칠성각은 칠성신만 모신 경우를 말하겠죠.
쌍계사에 있는 불교와 도교의 결합에 대한 설명이다.
혹시 앞으로 산에 가서 절을 둘러보실 때 혹시 어디에 산신각이나, 삼성각, 칠성각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시고, 어떤 산신이 모셔져 있는지도 한번 보세요. 다 우리 조상이고, 우리들의 신(神)입니다. 우리 문화를 잘 지킬 때 세계적인 문화로 발돋움하겠죠.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요즘 절실히 느끼고 계시죠. 한번 잘 가꾸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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