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질 바이든 여사님이 진관사를 방문했을 때 ‘꼭 다시 와서 사찰음식도 맛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두 분이 방한할 기회가 있으면 진관사를 방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질 바이든 여사가 5년 전 방한 때 1시간 넘게 차(茶)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서울 은평구 진관사 주지 계호 스님은 9일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5년 7월 18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질 바이든 여사는 한국 첫 일정으로 비구니 사찰인 진관사를 찾았다. 그 1년 전 진관사에서 1박 2일 머무르며 콩국수 만드는 법을 배워간 백악관 부주방장 샘 카스의 추천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샘 카스는 진관사를 다녀간 후 백악관 뿐 아니라 미국 언론에도 한국의 사찰음식을 널리 알렸다고 한다.
진관사 스님들은 질 바이든 여사에 대해 ‘단아함’ ‘차분함’ ‘품위’ ‘소탈함’ 등의 인상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세컨드 레이디’(부통령 부인)이었음에도 자신을 ‘여사’ 보다는 ‘박사’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학자·교육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한 것.
주지 계호 스님과 총무 법해 스님의 안내로 장독대를 비롯해 진관사 경내를 두루 둘러본 질 바이든 여사는 당초 예정했던 1시간을 넘겨 3시간 가까이 머물렀다고 한다. 대화는 주로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교육, 권익 신장 등의 주제로 이어졌다. 한국 불교의 비구니 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계호 스님은 “질 바이든 여사는 지혜로운 여성이 지혜로운 가정을 만들고 세계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명상과 불교, 사찰음식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진관사 관계자는 “경호팀은 예정 시간이 지나자 초조해했지만, 바이든 여사는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진관사를 떠날 때 질 바이든 여사는 “허그(포옹)해도 되느냐?”고 묻고는 계호 스님·법해 스님과 관계자를 따뜻하게 포옹한 후 “사찰음식도 맛보고 싶다.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관사는 질 바이든 여사에게 스님들의 식기인 발우와 나무수저, 앞치마, 손수건 등을 선물했다. 진관사 관계자는 “불교에서 발우를 선물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드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