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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봉 선사 일대기 19

 



 

 

 

 엿장수의 팔도강산


더 지체할 수 없었다.

한번 결심이 서자 그는 그길로 가출을 결행했다.
사흘밤을 새웠는 데도 피로하지 않았다.
아침 출근 시간이 되자 여느때처럼 막 보통학교에
입학한 큰아들 영발이와 재롱둥이 작은아들과 겨우 걸음마를
배우는 막내딸이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들며 대문 밖까지
따라 나와서 재롱을 피웠다.

\\"아빠! 오늘 일찍 들어와야 해.\\"
막내딸이 오늘따라 아버지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듯이
유별나게 고사리 손을 흔들었다.

이찬형은 차마 정면으로 볼 용기가 없어서
얼굴을 외면한채 건성으로 인사를
받고 대문을 나섰다.
어머니에게도 아내에게도 작별인사를 할 수가 없었다.
어디를 간다는 기약도,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직장에 사표를 낼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일 분 일 초라도 빨리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급했다.
그가 사형선고를 한 순간 그 사형선고는
자기자신에게 내린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었다.
이 찬형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 조선인의 한계느껴 법복 벗고 가출 -


입은 옷 그대로 집을 나섰으나 그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어제와 달랐다.
집을, 고뇌의 집을 벗어난 그는 날듯이 홀가분했다
어디든 날아가는 곳은 닿지 못할 곳이 없을 듯 가벼웠다.

그는 그야말로
발길 닿는대로, 바람 부는대로, 물결치는 대로
마음이 가고자 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어제의 부귀와 영화, 고난과 갈등 모두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비로서 오롯이 자신의 삶을 찾은 듯 기뻤다.

찬형은 서울로 올라와서 남대문 시장을 기웃거리며
걷고 있었다.
저잣거리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찬형에게 남대문 시장의 저잣거리는 예전의
저잣거리가 아니었다. 왠지 모를 활기가 넘쳐 흘렀다.

찬형은 걸치고 있던 양복과 구두를 벗어서 팔고
그 돈으로 허름한 바지저고리 두벌과 엿판을 바꾸었다.
엿판을 지고 그는 길을 떠났다.

그가 가고자 하는 곳이 그가 가는 곳이었다.
더러는 사람이 싫어 사람을 피해 산길을 가기도 하고,
똑똑한 채 하는 사람 앞에서는 바보짓도 해 보이고,
아무 목적도 없이 하루에 백리 이백 리 길을
무작정 걷기도 했다.

시집가는 새색시의 이바지 짐을 밤새워서 져다부고
푸짐한 대접을 받아 주린 배를 채우기도 했고,
추운 겨울길을 걷기가 어려우면 시골 서당에 들러 시골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어느해 겨울 경상도 통영(충무)을 지날 때였다.
통영 부두에서 건너편 섬으로 해저터널을 뚫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당시 바다밑으로 굴을 뚫는다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어서 구경꾼이 많았다.
찬형이도 공사판 구경을 하다가 날이 저물어
어느집 대문을 밀치고 들어가 하룻밤 묵어가기로 했다.

이 무렵은 아직 인심이 후할때라서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면 아무 집이나 들어가 잠자리를 청했다.
그러면 잠자리는 물론 식사까지 대접을 하던
세상이었다.

나그네들은 대개 그 마을에 들어가면 그래도 대문이
번듯하고 용마루가 큰 집을 골라야 대접을 받고
묵어갈 수 있기 때문에 찬형이도 우선
그럴듯해 보이는 기와집을 골랐다.
마침 사랑방이 있어서 하룻밤 묵어갈 수 있었다.

저녁상을 물리자 바같 주인 되는 영감이
사랑으로 나와서 말을 붙였다.
주인 영감은 오랜만에 외지 사람을 만나서 무료함을
달래려는 듯 자꾸 말을 걸어왔다.
그 사랑방은 사랑 겸 마을 아이들의 서당으로
쓰고 있는 방이었다.

방에는 주희(朱喜)의 \\"少年易 老學難成一寸光陰不可經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
아무리 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마라.)\\"이라는
시구도 한 구절 붙여져 있고.
짧은 경구(警句)도 서툰 글씨로 한두 줄 적혀 있었다.

주인 영감은 글 줄이나 읽은 듯 엿장수 행색의
찬형을 보자 알아듣기나 하겠느냐는 투로
문자를 써가며 말을 걸었다.
찬형으로 말하면 일찍이 열네 살에 사서삼경을 독파한 터요,
일본에서 최고학부까지 마쳐 신구 학문에 두루
통했으므로 어찌 상대가 되랴.
그러나 찬형은 일부러 내색을 않고 말동무를 해 주었다.

\\"엿 판을 지고 동서남북을 돌아다녔을 테니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세상 풍속이나 좀 말해 주겠는가?\\"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결국 찬형의 언변이
보통이 아님을 알고 주인 영감은 새삼스럽게 물었다.

\\"젊은이 행색은 엿장수로되 그냥 엿장수가 아닌 듯 하오.\\"
어느덧 말투가 바뀌어 있었다.

\\"엿장수면 엿장수지 그냥 엿장수는 또 무슨 엿장수랍니까?\\"

\\"아니오 내가 보는 것이 옳을 것이오, 그렇지요?
글은 얼마나 읽었소?\\"

\\"왠걸요, 어려서 겨우 통감이나 본걸요.\\"

주인 영감은 자기의 예감이 적중해서 신바람이 난듯
밤이 깊도록 자리를 뜨지 않았다.
결국 찬형은 이튿날도 영감이 붙드는 바람에
묵어가게 되고, 서당에 온 아이들 글 공부하는데
자연히 끼어들게 되어서 열흘 남짓
그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통영에서 열흘 남짓 지낸 찬형은 남해의 겨울 풍경이
그가 자란 평안도의 겨울 풍경과는 사뭇 다른 것에 취해서
바다를 따라 남해안을 돌아 남국의 정취에 젓기도 했다.


밀양 영남루를 지나면서 달밤에 시심이
피어올라 시를 짓기도 했다.

 



2020.06.17 12:20:11 | 내 블로그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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