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 해야 농촌사찰 활성화”
노인.어린이 포교방법 고민
신도들 동참하며 점차 해결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면 마음이 안정되고 평화롭습니다. 또 한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저절로 찾아옵니다.” 는 말은 불자들에게는 그렇게 낯선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이 생활화되기 위해서는 식이 맑고, 업장의 무게나 두께가 덜 두터운 어린 시절에 부처님을 가까이 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어렸을 때 자연스레 전달되면 성격형성이나 주변관계가 온화하게 정립되어 장차 사회생활이나 가정을 꾸릴 때에도 소중한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게 됩니다.
그러자면 도시도 아닌 농촌의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려야 할지 고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시에서도 컴퓨터 게임 때문에 어린이 포교가 쉽지만은 않을 것인데, 하물며 젊은 사람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 가는 농촌에서는 더욱 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눈 높이도 현실에 맞도록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농촌의 생활은 사실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젊은 맞벌이 부부는 어린이 집 시설이 부족해서 아이를 맡길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나마 어린이 집을 비롯한 불교시설은 노인 어린이 할 것 없이 한군데도 없으니 절 아니면 부처님 접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불교는 점점 인맥형성도 어렵게 되어갑니다. 시골은 혈연관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한번 침체되기 시작하면 좀처럼 만회하기 어려운 곳이 좁은 지역의 시골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시설이 마땅히 없으니 법회를 열어서 어린이들을 모으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읍내 길목요소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겨울방학동안 홍보를 하고 젊은 신도들에게도 독려를 했습니다. 새벽예불은 관음기도로 전환해서 정근을 한 뒤에 축원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새벽기도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기를 1년이 지나니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씩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그 결과는 새벽기도 동참자가 점차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낮이나 초하루등 평일 법회에 참여할 수 없는 불자들의 참여로 새벽기도는 법당에 한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열기가 가득했습니다.
주지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어 기도스님을 모시고 어린이 법사등 사람들에게 역할분담을 맡겼습니다. 어린이집을 돌면서 직접 차를 운전하고 열성적으로 도와주는 신도님들 때문에 어린이 법회는 쉽게 뿌리를 내려가고 있습니다.
‘농촌이 죽어간다’ ‘농촌에 젊음이 없다’는 등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온통 농촌을 위축시키고 있지만, 우리동네 우리 지역은 서로 도우면서 삶에 활력을 채워갑니다. 농촌사찰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호흡을 함께하면서 정책과 정보를 공유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지역사회에서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사찰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습니다.
혜암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진각스님은 1989년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해인승가대학을 졸업했고, 〈해인〉지(誌) 편집장, 조계종 포교원 포교국장 등을 역임했다.
진 각
합천 연호사 주지
[불교신문 2320호/ 4월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