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사진=뉴시스.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사실상 퇴진했다.
설정 스님은 21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한국 불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종단에 나왔지만 뜻을 못 이루고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런 일이 있다면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했다.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 후 조계사에 들러 참배한 뒤 차를 타고 수덕사로 떠났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즉각 퇴진한다는 구체적인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산중으로 돌아가겠다”는 말과 함께 조계사를 떠남으로써 총무원장직을 내려놓은 것이다.
설정 스님의 퇴진은 지난 16일 중앙종회에서 회의 시작 90분 만에 가결된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인준할 원로회의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로써 조계종은 총무원장 권한 대행 체제로 전환돼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총무원장 권한 대행은 총무부장인 진우 스님이 맡게 됐다.
설정 스님은 지난해 11월 1일 임기 4년의 제35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했다.
선거 과정에서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 거액의 부동산 보유 의혹, 숨겨둔 자녀가 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으나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측의 지지를 받으며 지난해 10월 당선됐다.
설정 스님은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은 인정했으나, 은처자 의혹 등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해왔다.
이후 지난 5월 1일 MBC ‘PD수첩’이 설정 스님 관련 의혹을 보도하면서 논란은 확산됐고, 40일 이상 단식 농성을 벌인 설조 스님과 재야불교단체 등은 설정 스님의 조기 퇴진을 거세게 요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