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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 (atcg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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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주제에 의한 무반주 첼로 독주곡

존재하지 않는 작품이지만, 만약 이런 작품이 존재한다면 하는 가정을 해보는 순간 참 많은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머리속에 떠오른다.

그런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건 더이상 불교 음악계의 토양이 척박하지 않음을 넘어 분방한 창조의 에너지가 넘실거리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원사 만불보전에서 매주 금요일 음악회가 열린다면...

100회 기념 연주회쯤엔 헨델의 <메시아>를 무대에 올리고 근방 성당의 신부님들과 신자들을 초대해도 좋으리라.

내게 만약 작곡능력이 있었다면 꼭 불교 주제를 염두에 둔 무반주 독주 첼로곡과 바순 독주곡, 그리고 오르간 곡을 써봤을 것이다.

더 나아가 만화방창 피어나는 불교 음악의 에너지를 모아, 첼로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넘어서는 다음 시대의 악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불교 자본을 바탕으로 한 불교음악지원재단, 그리고 진정성 있는 클래식(국악과 재즈를 포함하는 광의의) 음악 기획사, 콘서트홀, 그리고 도이치 그라모폰 같은 레코딩 레이블을 꿈군다. 캐논 카메라의 캐논이 관음보살의 일본식 발음이듯이, 불교 철학의 정수를 담은 레이블 명칭을 붙이고 싶다.

수원사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파이프 오르간을 가진 최초의 사찰이 되기를 꿈꿔 본다. 바흐가 빈번히 연주되는 사찰. 바흐의 곡을 뛰어넘는 현대적 오르간곡의 창작을 지원하는 사찰이 되기를 꿈군다.

선방 승려의 둔중한 의식의 흐름을 첼로만큼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가 또 어디있을까.

삼계를 넘나드는 부처님 세상을 표현하기에 파이프 오르간만큼 좋은 악기가 어디있을까.

치밀하게 엮인 인과와 연기를 표현하는데 푸가만큼 좋은 기법은 또 어디있을까.

사실 바흐의 무반주 첼로/바이올린 소나타, 평균율 클라비어, 푸가의 예술 같은 곡들은 이미 충분히 불교적이다. 그뤼미오의 바이올린, 카잘스, 스타커의 첼로, 투렉의 피아노는 그렇게 소박하고, 그렇게 여법할 수가 없다. 언뜻 부족한듯 느껴짐 뒤에 찾아오는 꽉찬 균형감이란 부서지지 않는 금강석처럼 느껴진다.

일년 4계절, 이 네 종류의 작품만 연주하는 콘서트홀을 꿈꿔본다.

소리로 표현되는 음악을 두고 흔히 위대하다 하지만 소리란 공기가 없으면 있을 수 없는 현상이다. 그리고 드넓은 우주에 대개는 공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소리를 통해 소리 없음을 표현하는 음악을 꿈꿔 본다.

2011.07.05 11:13:04 | 내 블로그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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