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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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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san    
정기상 (kee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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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

“야! 까맣다.”

전선 위에 까마귀들이 앉아 있었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마음을 잡는다. 무엇에 놀랐는지, 한 마리가 날아오른다. 이내 옆에 앉아 있던 새들도 일제히 하늘로 비상한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달리고 있는 자동차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가슴에 들어오는 새들의 모습이 그렇게 우뚝할 수가 없다.

 

새들이 즐기고 있는 곳은 전라북도 부안읍이다. 변산 국립공원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이었다.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고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은 피곤하다. 어서 빨리 편안한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노정을 마무리하는 기쁨은 여행의 맛을 배가 시키는 또 하나의 방편이다. 그런 마음을 잡을 정도로 새들은 우뚝하였다.

 

까마귀.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는 흉조다. 고정관념이 까마귀의 우는 소리를 혐오스럽게 들리게 하는 지도 모른다. 어찌되었건 까마귀의 울음소리는 소름을 끼치게 한다.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까마귀가 길조라고 한다. 새들 중에서 가장 영리한 새가 까마귀라고도 한다. 죽음의 예견하는 명석함을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전선 위에 앉아 있는 까마귀에서 혐오감은 느낄 수 없었다. 울음소리를 듣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다. 편안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나 하늘로 멋지게 비상하는 새들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세상이 왜 아름다운 것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단지 마음을 열지 못해 그런 세상을 바라볼 수 없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국립공원의 하섬이나 적벽강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밀려오는 파도에 까만색의 바위들이 서 있는 풍광이 장광이 아닐 수 없었다. 멋진 절경에 취해 있던 눈이어서 아름다운 세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까마귀들의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동선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새들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살아 있으니, 좋다. 더 말해서 무엇 한단 말인가? 살아 있음으로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살아 있기에 사랑할 수 있지 않은가? 창공을 향해 날아오르고 있는 새들이 우뚝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내일이 있으니, 가슴 설레고 설레는 마음은 이내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가슴에 이렇게 따뜻한 온기가 있는 한 세상도 아름다워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바깥세상이 아무리 바람이 불고 폭풍우가 몰아친다고 하여도 걱정할 이유는 없다. 부드러운 새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물들지 않는 나를 떠올려본다. 사람 속에서 부딪히면서 살아가면서도 참 나를 잊지 않고 지켜나가는 멋진 나를 생각해본다.

 

변산 국립공원이 까마귀들의 멋진 모습과 어우러져 더욱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 구족되어 있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은 슬픔이다. 멋진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준 새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감사하며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바로 행복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春城>

2009.02.19 17:04:05 | 내 블로그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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