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비밀번호 로그인 | 회원가입
밝달가마
http://www.templevill.com/

bkdlysm    
여상명 (bkdlysm)
반갑습니다.
이야기
VOD
좋은 하루되세요
참 좋은 이야기군요.
파이팅!~~~~~ 오늘...
.
좋은글 담아가겠습니다....
한번 찾아뵙고 싶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ZERO POINT
바람
어찌하여 ...
나의거울
언제나 처음처럼...
흠설원
이영희 (^_*)/
 여상명
경전강의
애드엠
다선일미
화이트칼라

코리아 포커스 기사입니다.
장작불 흙가마에서 ‘공감’을 구워냅니다
<오늘, 우리다운 찻그릇전> 도예가 여상명
김진아 기자 , 2005-12-23 오후 5:13:55  
 

도예가 여상명의 찻그릇은 곱다.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투박하지 않고, 투박하지 않으면서 섬세함을 잃지 않는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그의 그릇에는 ‘곱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 라메르에서는 여상명의 찻그릇들이 선을 보였다. 찻주전자와 찻잔, 그리고 찻사발과 화로 등 각종 찻그릇들은 <오늘, 우리다운 찻그릇전>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2002년에 처음 개인전을 열었고 올해는 서울 대구 부산 등지에서 활발한 전시회를 열었다. 그의 그릇은 가야산 밝달가마에서 흙, 불, 땀으로 범벅이 된 10년 세월의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0여년의 칩거, 불을 발견하다

여상명은 한때 잘 나가는 화이트칼라였다.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에도 다녔지만, 무엇인지 모를 허기가 그를 ‘찻그릇쟁이’로 만들었다. 그는 그 허기를 “사람마다 타고난 성정이 달라서”라고 표현한다. 타고나기를 사회 속에서 어울려 일하기보다 혼자서 작업하는 게 잘 맞았다는 얘기다.

찻그릇과의 인연은 대학교 시절 불교동아리에서 접한 ‘차(茶)와 그릇’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 그렇게 시작된 연으로 태백산 계곡이며 소백산 골짝, 강원도 정선까지 곳곳을 돌다가 11년 전, 가야산 해인사 부근에 터를 잡았다. 여상명이 그 시간동안 배운 것은 바로 ‘불’이다.

“불의 힘, 불을 조절하는 법을 배웠죠. 불꼬리의 움직임조차도 그릇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여상명은 직접 불을 때서 모든 그릇을 구워낸다. 초벌로 굽는 시간만 4시간에서 10시간, 재벌만 보통 8시간이 걸리니 가마 앞에 앉아 있는 시간만 해도 엄청나다. 흙으로 가마를 손수 지은 것도, 소나무 장작을 마련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그렇게 불길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 그의 우직함이 미련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왜냐하면 더 편한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도예가들이 번거로운 장작가마 대신 가스가마를 사용하고, 그 남는 시간만큼 그릇을 빚는데 투자한다. 여상명도 그걸 잘 안다. 하지만 그가 불에 집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초창기에 가스가마를 안 써본 게 아니에요. 그러다 어느 날, 가스가마에서 구워낸 찻그릇과 흙가마에서 장작으로 불을 때 구워낸 그릇에 차를 담아 마시고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차의 맛과 향…그게 엄청난 차이가 나더라고요.”

그러더니 여상명은 세 개의 찻잔을 준비했다. 그리고 녹차를 따르더니 마셔보란다. 첫 번째 잔에 담긴 녹차를 마시니 자주 마시던 녹차의 씁쓸한 향이 느껴진다. 두 번째 잔에 담긴 녹차는 녹차라 믿기 어려울 만큼 달작지근하면서 풍부한 맛이다.

세 번째 잔에 담긴 녹차는 달작지근한 맛은 전의 것보다 덜했지만 처음의 차 맛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는 그 맛의 차이가 바로 불길에서 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처음 마셨던 찻잔이 가스가마로 구운 것이고 나머지 2개가 흙가마로 구운 거예요. 나머지 2개의 찻잔에 담긴 차 맛이 다른 이유는 흙이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직접 불을 때서 구워낸 그릇은 확연히 다른 차 맛을 냅니다. 그것을 스스로 알고 나니 절대로 가스가마로 그릇을 구워낼 수 없더군요.”

그걸 깨달은 후, 그는 곧장 2개의 가스가마를 처분했다. 그리고는 줄곧 흙가마에서 작업을 해 왔다. 수고롭지만 불길이 만들어낸 힘을 알고서, 그 깊이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대체, 뭐가 우리 것이죠?”

여상명의 찻그릇들에는 이름이 있다. 고니새의 주둥이를 닮은 ‘고니새’ 찻주전자나 장독대를 닮은 ‘다독다관’, ‘함박다관’도 복스런 호박을 닮아 지은 이름이다. 고운 이름들처럼, 그가 빚어내는 찻그릇들이 담고 있는 소재에는 다 이유가 있다. 바로 ‘우리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고민이다.

“대체, 뭐가 우리 것이죠? 왜색을 배척하자, 우리 것을 지키자, 고 말은 쉽게 하죠. 하지만 보세요. 우리의 전통문화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나…. 난 무조건적으로 옛날 것을 따라하는 게 전통문화를 잘 살리고 지키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존재하는 작은 것들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시대에 맞게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

시대에 맞게 표현해 낸 우리 것, 그것을 찾고자 하는 게 여상명의 화두다. 우리의 일상 속에 잔잔하게 존재하지만 결국 우리의 정신을 담고 있는 것. 그것을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여상명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갔고 그의 그릇에 관심을 표했다. 거기엔 머리가 희끗한 노년의 부부들도 있었지만 배낭을 둘러멘 젊은이들도 보였다.

 

전시회에 온 사람들이 한참 찻그릇에 취해 있을 무렵, 문득 궁금했다. 찻그릇을 감상하는 법, 그 아름다움을 보는 방법도 따로 있을까. 거기에 대해 여상명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차(茶)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건 모양이 예쁘냐 어떠냐가 아니에요. 찻그릇을 볼 줄 알려면 차를 알아야 합니다. 차가 찻그릇 속에서 어떤 맛을 내는지, 차를 어떻게 음미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그릇도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면서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은 개인의 취향이라고 말한다. 다만, 찻그릇이건 어떤 그릇이건 기본적인 ‘균형감’은 가장 근본적인 것이므로 좌우, 위아래의 균형감이 잘 잡힌 그릇이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찻상을 앞에 두고 이어진 그와의 인터뷰는 훌쩍 2시간을 넘겼다. 그는 전시장에 온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가끔씩 자리를 떴지만 줄곧 자리를 지키며 차를 건냈다. 그는 차와 그릇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건넸다.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것은 “차를 마시는 일은 어떻게 공감하느냐의 문제”란 그의 말이다.

“차를 마시는 일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고 공감하는 과정이에요. 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편안하게 차를 즐길 수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차를 통해 만나고 공감하고…. 그러기 위해서 아름다운 그릇이 필요한 거죠. 찻그릇을 만드는 일은 차를 사랑하는 일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차와 찻그릇. 떼려야 뗄 수 없는 그 얽힘처럼, 전시회에서 만난 여상명도 그가 빚은 찻그릇들과 보기 좋게 어울려 있었다.
 

2005.12.31 15:45:38 | 내 블로그 담기
이혜금   그곳에 보았던 찻잔이 생각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6.01.03 16:24:18
이창진   가운데 우리가 한참 넋을 잃고 보았던 찻사발이 보입니다.
그래도 우리 부부 찻잔을 보며 선생님의 정성을 느낄수 있어 좋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2006.01.09 14:17:27
스팸댓글 또는 악의적인 댓글의 제한을 위해 사찰에서 블로그를 개설하신 후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12345678910
Today 58 Total 63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