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신체적 특징: 32가지 위인의 특징에 대하여
혜인스님/조계종 교육아사리
왕이 물었다.
“존자 나가세나여! 붓다는 서른두 가지 위인의 특징(三十二相)을 갖추고, 여든 가지의 미세한 특징(八十種好)에 의해 장엄되었고 피부는 금색으로써 황금과 같고, 몸의 주위에 1장(丈)의 빛이 있습니까?”,
“대왕이시여!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붓다의 부모도 또한 서른두 가지 위인의 특징을 갖추었고, 여든 가지의 미세한 특징에 의해 장엄되었고, 피부는 금색으로써 황금과 같고, 몸의 주위에 1장(丈)의 빛이 있습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그렇습니까? 아들은 어머니와 같든가, 혹은 어머니와 닮았다든가, 아버지와 같든가, 혹은 아버지와 닮았다든가 해야 할 텐데요.”
“대왕이시여! 백 개의 꽃잎을 가진 연꽃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그것은 어디서 생겨났습니까?”
“연꽃을 진흙 속에서 생겨나 물속에서 자랍니다.”
“그 연꽃은 색에 관하여 혹은 향기에 관하여 혹은 맛에 관하여 진흙과 같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또는 색에 관하여 혹은 향기에 관하여 혹은 맛에 관하여 물과 같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붓다의 부모는 상호(相好)를 갖추지 않았지만 위대한 스승이신 붓다는 이 모든 상호(相好)를 갖추고 있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그토록 위대한 깨달음을 얻은 자(Buddha)라면 보통의 중생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 상정하는 믿음에서 서른두 가지 위인의 특징(三十二相)과 여든 가지의 미세한 특징(八十種好)을 외관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부처님의 위대함과 존엄성을 상징하는 이러한 모습은 <중아함경(中阿含經)>, <대지도론(大智度論)> 등에서 그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불멸(佛滅) 후 약 500년이 지나도록 인도에서는 불상을 제작하지 않았다. 이후 기원전 1세기 무렵부터 인간의 형상으로 불상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인간과는 다른, 오랜 수행의 과정을 거쳐 깨달음을 얻은 여래의 모습을 중생들에게 확신시켜야 했고 완벽한 인간상이 갖출 수 있는 ‘32상 80종호’라는, 진리의 모습을 구현(具現)한 상태를 표현한 것이 바로 이 상호(相好)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불상을 제작할 때 상(相)과 종호(種好)는 일부 겹치는 부분도 있고,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도 있어서 그대로 모두 적용해 제작하지는 않았다.
우리에게 친숙한 보편적 부처님의 모습은 지혜를 상징하는 머리에 높이 솟은 육계(肉), 무량세계에 광명을 비추는 이마의 하얀 털인 백호(白毫), 오른쪽으로 말린 나선형 모양의 머리카락인 나발(螺髮), 부처님의 금색신(金色身)에서 나오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신체 등이다. 확실히 이러한 부처님의 장엄한 모습은 범접할 수 없는 존귀한 것이고 그 지혜와 자비를 감응케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금강경> 제26 ‘법신비상분(法身非相分)’에, “만약 형색으로 나를 보고, 음성으로써 나를 구하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함이니, 결코 여래를 보지 못한다(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라는 사구게(四句偈)가 있다.
우리는 마음으로 부처님의 법(法) 보고 부처님의 마음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출전 : 불교신문 3713호/2022년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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