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부터 20여년 전인 1996년에 오른쪽 눈에 소위 '백테'라고 하여 수술을 하였다. 그 때는 흰자와 검은눈동자 경계선에 하얀선 같은 것이 있어서 동네 안과에 갔더니 제거해야 한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부분 마취를 하고 10분 정도 수술을 했고 별 불편없이 회복하였었다. 그러다가 2006년 경에 또 같은 증상이 발생하여 그냥 방치했더니 샤워를 하고 나면 눈이 빨개지기만 하여서 그동안 별 불편없이 지내왔다. 그러나 그 범위가 점차 넓어지며 익상편의 증상이 그대로 나타나면서 검은 눈동자를 많이 침범하였고 최근들어서는 시력도 난시 증상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내 눈은 시력이 0.7-8정도인데 이번에 건강진단을 해 보니 익상편이 있는 눈의 시력은 0.4였고 그것도 난시로 나타났다. 언젠가는 해야 되지 하면서 그대로 미룰 수가 없어서 8월30일에 일산 백석동에 있는 안과 전문병원인 새빛안과병원에서 정밀한 검사를 받고 익상편이라 하여 드디어 어제 10웛5일 수술을 받게 되었다. 전에도 해봐서 크게 겁나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약간 긴장되었다. 병원은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그렇더고 해서 자주 올 곳도 친해질 곳도 아니다. 간호서들의 친절한 안내를 받고 사전에 항생제 주사를 2대 놓아 준다고 하여 주사실로 갔더니 담당 간호사가 약간 아플거라고 하여 잔뜩 긴장하였더니 그저 따끔하는 정도였다. 수술실로 가서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의자에 누웠더니 허공에 걸려 있는 수술도구가 눈에 들어왔고 특히 밝은 형광빛은 수술대 위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였다. 젊은 여의사님이 상냥하게 다가와 움직이지 말고 잘 참으시면 금방 끝난다고 하시면서 눈에 주사를 놓는 것 같았는데 약간은 아팠다. 어찌되었든 수술이라 긴장하고 있는데 생각보다는 통증이 거의 없었으며 단지 약간의 이물감과 간혹 따끔거리는 정도였다. 또 눈을 수술하는지라 눈 앞에 다가오는 수술도구를 바라보니 더욱 움츠려들었다, 무엇인가를 긁어내나 싶더니 이내 상처부위를 꿰매고 있었다. 수술실을 당길 때마다 따끔거렸다. 그럴때마다 나도 모르게 '관세음보살,,,,'하는 마음의 소리를 내었다. 약 20여 분의 시간이 흐른 후 수술이 끝나고 오른쪽 눈에는 두툼한 안대가 드리워졌다. 접수실로 내려워 계산을 하고 약국에서 약을 샀는데 한 쪽 눈이 가려져서 행동이 무척 불편하였다. 가끔 영화에서 나오는 애꾸눈의 사나이들은 행동에 거침이 없던데, 그 주인공들은 숙달이 되어서 그런가보다. 버스 타고 오기에는 도저히 힘들어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나니 상처부위가 약간 쑤시면서 이물감이 들어서 아주 고통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불편하였다. 밤새내내 그러다가 새벽녂이 되니 통증도 사라지고 이물감도 거의 해소 되었다. 오늘 11시20분에 아내와 함께 병원에 갔다. 의사선생님이 보시더니 수술은 잘 되었으나 염증이 심하니 어제 타간 3일분 약에 오늘 4일을 더하여 약을 1주일 정도 먹으라고 하였다. 항상제 등 3일분과 추가 염증해소약 4일분, 점안약은 항균, 항염, 건조방지 안약 등 3가지를 주었다. 시간에 맞추어서 약도 잘 먹고 점안약도 잘 하고 있다. 옛날 같으면 이런 증상들은 그냥 지나가고 불편해도 죽을 때까지 조치도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의학이 발달하다보니 많은 병들이 더 발견 되었고 사람들의 삶의 질도 많아 올라갔다고 하겠다. 종종 텔레비전에서 비추어 주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오지 나라들의 아이들이 기본적인 상처 치료도 받지 못해 신음하고 있는걸 생각하면 그나마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것도 공업(共業)의 결과물인가 싶다. 누구나 병원에 자주 가는 걸 싫어 할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갈거라면 최대한 빨리 가야하겠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하겠다. 끝

2016년10월6일 저녁, 어제보다는 무지하게 좋아진 컨디션에서...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