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없어 못 먹어!!!?
요즘 텔레비젼을 보노라면 소위 '먹방' 프로그램이
대세다. 요리 법을 소개하고 전국 맛집도 찾아가고
단순히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맛을 즐기기
위해 먹고 있다.
나는 모친 간병을 위해 6일 째 병실에 머물면서
맛을 떠나서 스스로 먹을 수 있는것만 해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혼자들이 소화기관
으로 먹지 못 해 수액이나 영양제로 몸을 유지하고
음식을 먹더라도 혼자서 못 먹고 수발을 들어주어야
만 먹을 수 있는 환자도 많았다. 다행히 모친은
밖에 있을 때 보다 더 잘 드셔서 마음이 놓였다.
나도 하루에 2~3끼를 병실에서 먹었는데
편의점 간편식이나 밖에 식당에 나가 밥을 먹었는데
나도 모르게 맛보다는 먹어야 된다는 사명감에
(물론 병실에 머무를 때 잠깐이겠지만)
사로잡혀 있음을 알았다. 그저 내 몸을 지탱해
준다는 생각으로 먹었던 것 같다.
'밥 맛이 없으면 입 맛으로 먹어라'라는 말이
있다. 물론 맛있는 거 찾아서 먹는 행복도 있겠으나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해 고생 하시는 환자들이
있음을 생각해야 하고, 또 먹고 싶어도 없어서
못 먹는 세계 빈국의 사람들도 생각해야 하겠다.
오늘도 한끼를 먹으면서 이 음식이 내 입에 들어
오기 까지 많은 노고가 있으신 농부, 중간유통업자,
상인들, 운송업자들, 가공공장 사람들, 위생
점검 공무원들, 조리하신 분들, 음식을 가져다 주신
분들 등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해 본다.
2020년8월3일 아침 現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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