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한 번째, 법륜 스님의 ‘행복’
5장 어제보다 오늘이 더 행복해지는 연습
5) 사랑에도 차원이 있다(2-2)
제가 인도에 가서 불가촉천민을 돕게 된 계기는 1991년에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 여행을 처음 갔을 때 경험한 일 때문입니다. 캘커타에 도착한 첫날밤에 물을 사러 밖에 나갔는데, 어떤 여자가 아이를 안은 채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를 보자마자 옷을 잡아당겨서 따라갔더니 조금만 구멍가게에 가서 아이 분유통을 가리켰습니다. ‘저걸 사달라고 하는구나’ 싶어서 주인에게 얼마냐고 물었어요. 그러니까 주인이 60루피라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여행을 오기 전 사전 교육을 받을 때 ‘구걸하는 얘들에게 절대 1루피 이상을 주면 안 된다’ ‘여기에서는 1루피도 큰돈이다’라고 들었던 것이 생각나면서 60루피라고 하니까 큰돈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순간 깜짝 놀라서 사주지 않고 그녕 와버렸어요. 필요한 물만 두 병사서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 안내해주던 교수님에게 60루피가 우리 돈으로 얼마냐고 하니까, 2,400원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순간 나는 머리가 띵해졌습니다. 그 사람은 2,400원짜리 분유를 사달라고 하는데, 저는 마치 제 전 재산을 다 달라고 하는 것처럼 놀라며 와버렸거든요. <347-348쪽>
그동안 저는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면서 사회운동도 해왔고, 절에서도 사람들을 구제해야 한다며 많은 이야기도 했지만 제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마음이 돌아서버린 겁니다. 그걸 보면서 제 자신의 모순된 행동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어요, <348-349쪽>
2018냔9월 15일 아침, 현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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