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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이라마 / 특별한 선물 *

[달라이라마의 아주 특별한 선물]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현실을 잘못 인식해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에 관련된 티벳의 민담이 있습니다.

 

 커다란 물고기를 본 어부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어부에게 물고기가 얼마나 크더냐고 물었습니다. 어부는 손짓까지 더해가면서 엄청나게 큰 물고기였다고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이 좀 더 정확히 말해 보라고 어부를 다그치자, 물고기의 크기가 점점 작아졌습니다. 사람들이 “허풍치지 말고 정확히 얼마나 컸냐?”라고 다시 묻자, 이번에는 물고기가 아주 작아졌습니다.

그렇다고 어부가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아닐 것입니다. 그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보려던 것일 뿐입니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실제로 상당수의 사람이 이런 식으로 말을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티벳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과장되게 말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들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할 때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그 소식의 출처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구태여 증거를 제시할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버릇을 가진 사람들은 더욱 조심해서 말을 해야 합니다. 자칫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말을 적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꼭 말해야 하는 것만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돌고래나 고래와 같은 동물들도 복잡한 방법으로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지만, 언어는 인간을 다른 생명체와 구별해 주는 가장 뚜렷한 특징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분석해 보면 인간언어에도 상당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는 지시체를 자의적으로 구분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 지시체가 가리키는 실제 대상은 끊임없이 변하는 수많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실제 대상은 수많은 원인과 조건이 복합된 결과입니다. 현실세계에서 어떤 대상을 칭할 때 우리는 그 대상에게만 적용되어 단어, 즉 그 대상의 인식을 가능하게 해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한편 대상들은 우리가 어떤 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선악 등이 구분됩니다. 이것은 좋은 것, 저것은 나쁜 것이라고 구분하고 있지만, 이런 구분이 그 대상에 내재된 본질적인 속성을 근거로 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는 현실을 부분적으로 볼 수밖에 없고, 때로는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실수를 범합니다.

 

 인간의 언어가 풍요로운 표현력을 지닌 것은 사실이지만 그 힘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현실세계를 언어로 개념화하지 않을 때 사물의 진정한 속성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언어의 문제는 여러 분야에서 발견되지만 특히 정치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 정치인들은 수많은 요인에서 비롯되는 복잡한 문제들도 쉽게 해결하고 단순화시키는 귀재들입니다. 그들은 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 자유주의, 보호주의 등과 같은 용어와 개념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고 행동합니다. 그러나 이 대단한 이데올로기들을 가만히 살펴보십시오. 어떤 상황을 만들어낸 수많은 원인과 조건들 중에서 기껏해야 한두 개를 선택해서 강조하고 있을 뿐, 더 큰 몫을 차지하는 다른 원인과 조건들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데올로기는 문제시되는 상황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수많은 오해와 불만을 불러일으킵니다. 내 생각에는 이데올로기가 문제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단어와 개념의 결합체인 언어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간단합니다. 말을 아끼는 것입니다. 필요할 때에만 언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정원을 잡초로 뒤덮는 꼴입니다.

 

 그런데도 말을 아끼지 않겠습니까?

2016.11.08 19:39:32 | 내 블로그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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