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 담화 화상이 말했다. “옛날의 스님들은 마음의 눈이 밝지 못하면 화급하게 도가 있는 선지식에게 나아가서 자신을 바로잡았다.
하루아침에 마음의 눈이 환하게 밝아지면 본래의 원력으로 산림에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혹 20년 30년을 여러 생의 계획을 마련해서 심식을 갈고 닦아 마음의 때가 깨끗하게 없어짐에 이르러 털끝만한 허물도 없도록 했다.
경계를 만나거나 인연을 만나면 그것을 보기를 마치 담장의 기왓장이나 돌맹이를 보듯 했다.
세속의 생각은 전혀 없었다. 마음은 마치 허공과 같아서 맑고 고요했다. 이것을 일러 금강의 정체(正體)라 했다. 벗은 듯이 깨끗하여 원만하게 된 연후에 어떤 조작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에(무공용無功用) 맡겼다.
비록 세상에 대해 무심해 보였지만 세상에 대한 마음은 항상 간격이 없었으며, 비록 모든 것을 제도할 마음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모든 것을 제도하려는 마음은 비가 쏟아지는 것처럼 다함이 없었다.
마땅히 알아라. 옛날의 큰스님들이 도가 있는 곳에 나가 바르게 해 깨닫는 묘용은 마치 열 개의 태양이 한꺼번에 비추는 것처럼 밝다. 어찌 잠간이라도 법을 계승하여 짊어진 사람이겠는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