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태어나신 인도는 지금도 계급제도인 카스트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인도 사람들은 지나가는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그 사람의 계급이 무엇인지, 어떤 카스트인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계급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강한지 인도인들은 낮은 카스트가 깨끗이 씻은 손으로 건네주는 빵은 먹지 않아도 브라만이 화장실에 다녀와서 곧바로 건네주는 빵은 먹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길고 긴 역사 속에서 인도사회를 지배하는 강력한 힘이 있었으니 카스트 제도가 바로 그것이지요.
카스트의 시작은 기원전 1,500년까지 거슬러 올라 갑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카스트는 인도사회를 혈통과 종족의 의미를 가진 포르투칼어 카스타(casta)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카스트는 브라만, 끄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의 사성계급으로 나뉘는데 고대 인도의 종교문헌인 리그베다의 창조신화에 의하면 브라만은 머리에서, 끄샤트리아는 팔에서, 바이샤는 다리에서, 수드라는 발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런 고대신화가 21세기의 현실 속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지요.
특히 불가촉천민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인도사회에서 가장 지저분한 일만 하면서 산다고 합니다. 더러운 옷을 빨고 오염된 쓰레기를 치우거나 가축을 도살하는 일 또는 시체를 처리하는 일 등 인간이 혐오하거나 더럽다고 생각하는 모든 일들을 하며 노예처럼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학교에 갈 수도 없고 책을 볼 수도 상위 카스트들과 밥을 함께 먹을 수도 없습니다.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어두운 뒷곡목에서 존재가치 라는게 뭔지도 모른 채 살아갑니다. 이런 사람들이 인도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다고 하니 생각하면 할수록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 한번 생각해 볼까요? 지금의 인도사회도 이러한데 2,600년 전의 인도는 과연 어땠을까요? 분명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차별이 카스트제도란 미명하에 불평등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부처님 당시 인도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어쩌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미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율장에도 그런 내용이 더러 나오는데요, 예를 들면 눈병이 났는데 눈 주위에 색칠을 하면 낫는다는 미신을 믿고 얼굴에 붉은 색 칠을 했다가 부처님께 꾸중을 듣는 스님도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고구려가 BC 37년에 세워졌다는 걸 생각해보면 부처님이 태어난 BC 624년은 어떠했을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고대의 인도사회에서 인간은 누구나 평등한 존재이며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천명했던 분이 바로 부처님입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중생을 묻지 말고 그 행위를 물으시오
불은 온갖 섶에서 일어나는 것
천한 집에 태어난 사람이라도
성인으로서 도심이 굳고
부끄러워할 줄 알고
마음으로 행동을 삼가면
고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오.
숫타니파다 462
이렇듯 부처님은 카스트를 부정하며 인간의 가치를 태생에 두지 않고 자신의 행위에 있다고 선언하셨습니다 부처님이 아니고서야 그 누가 불평등 사회 속에서 그토록 평등의 가치를 내세우며 합리적 세계관을 제시 할 수 있었겠습니까?
*음악 / 더 라스트 모히건 *사진 / 청계천의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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